올해부터 기간제교사도 연수를 통해 정교사 1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이번 여름방학부터 기간제교사 대상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4월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을 개정해 기간제교사를 1정 연수 대상에 넣도록 했으며, 이를 위해 각 교육청이 연수담당 직원을 늘릴 수 있도록 조처했다.
17개 시·도 교육청 중 광주·울산·경남·세종 등 4곳은 이번 여름방학부터 국어와 수학 등 연수 대상이 비교적 많은 과목을 중심으로 기간제교사를 포함해 1정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간제교사가 가장 많은 경기와 서울 등은 내년 연수시행을 목표로 현황파악을 진행 중이다.
2013년 교육부 내부지침인 ‘교원자격검정 실무편람’에 따르면, 1정 연수의 대상을 정규 교사로만 제한하여 정교사 1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인 기간제교사를 연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물론, 정교사 1급 자격을 주지 않았다.
이에 기간제교사들은 소송을 냈고, 지난해 6월 15일 대법원이 교육부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1정 연수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당시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기간제교사를 교육공무원으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중·고교에서 근무하는 교원은 교육공무원에 해당하고, 교육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는 교원에는 기간제 교원도 포함된다”며 “관계법령을 고려했을 때 정교사 1급 자격은 정규 교원과 기간제 교원을 구별하지 않고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초중등교육법의 취지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간제교사가 정교사 1급 자격을 취득한다고 정규직이 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기간제교사에 정교사 1급 자격을 부여한다고 이들이 정규교원과 같은 법적 지위를 누리게 되는 것도 아니고, 호봉산정에만 일부 영향이 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교대나 사범대를 졸업하면 보통 ‘임용고시’라고 불리는 공립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정교사 2급 자격이 주어진다. 정교사 2급 자격자는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1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보통은 3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쌓은 뒤 재교육 받는 것이다. 1정 연수가 이 교육에 해당한다.
기간제교사는 지난해 기준 4만9977명으로 전체 교사(49만6263명)의 10%에 달한다. 이 중 1정 연수 대상인 기간제교사는 최소 2만명으로 추정된다. 2016년 기준 경력 연수가 5년이상인 기간제교사가 2만명을 넘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기준 기간제교사 7800여명 중 교육대학원 석사 취득 등으로 정교사 1급 자격 취득 조건을 충족시킨 이들을 제외한 1정 연수 대상자는 2700명 정도다. 여러 학교를 옮겨 다니는 기간제 교사 특성상 교육 경력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1정 연수에 해당하는 정확한 기간제 교사 집계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육당국은 이번 문제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급 정교사가 되면 보직교사를 맡을 수 있으며, 호봉도 한 단계 뛰면서 급여도 오르기 때문이다. 또한 1정 연수는 대상 인원을 곧바로 수용할 정도로 연수과정이 충분히 개설되지 않아 기간제교사가 합류하면 정규교사들의 연수순서가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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