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오는 8월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대학평가에 고용안정지표를 반영하고 관련 재정을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 대학강사 감축으로 인한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서다.
지난 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등교육법 시행령」일부 개정령안을 심의․의결하고, 「대학 강사제도 운영매뉴얼」도 함께 배포했다. 매뉴얼은 강사 고용안정, 학문후속세대 임용할당제, 임용절차의 공정성 제고 및 간소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 ‘강의 규모의 적절성’ 지표를 강화하고, ‘대학 및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의 핵심 성과지표에 ‘총 강좌 수’를, 세부지표에 ‘강사 담당학점’을 반영하며, BK21 후속사업 선정 평가에도 강사, 박사 후 연구원 등에 대한 강의 기회 제공 및 고용 안정성을 반영한다.
관련 지표 반영 시에는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1학기에 미리 강사수를 줄이거나 총 과목 수를 축소한 대학이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19년 2학기 강사 고용현황을 ’18년 2학기 또는 그 이전 학기와 비교할 계획이다.
또한 지표 결과를 올 2학기부터 지급되는 방학 중 임금 예산(2학기 2주분 288억원) 배부 시 강사 고용변동 및 비전임교원 중 강사의 비중 등을 반영해 대학별로 차등 배부한다. 강의 기회를 상실한 강사에게 지역사회 평생학습 프로그램, 고교학점제 프로그램(공동교육과정)에서의 강의 기회 등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교육부는 이번 강사법 시행이 “대학 측과 강사 측이 함께 유연한 강사제도를 마련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강사 등 학문후속세대의 공개채용과 고용안정으로 대학 교육의 질이 크게 개선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대학에서는 강좌수를 줄여 약 1만명의 강사가 일자리를 잃었으며, 일부 대학에서 재임용 의무가 없는 겸임교수 선호하는 현상에 4대보험이 되는 직장을 구하는 강사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또한 대학들은 강사법 개정안에 여러 문제가 있다며 보완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9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학이 개설한 강좌수는 전년도보다 줄었다. 올해 1학기 총 강좌수는 30만5353개로 지난해보다 6655개 줄어 시간강사 약 1만여명이 해고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명 이하 소규모 강좌는 10만9571개(35.9%)로 지난해 1학기(38.0%)보다 9086개(2.1%p) 줄었다.
김헌영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사법 시행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대학들은 긴장하고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번 매뉴얼이 구체적 내용을 포함하지만 아직 대학들과 교육부, 혹은 정부 간에 풀어야 될 문제들은 상당히 있다. 대학이 워낙 복잡한 조직이고 다양한 케이스가 있어 시행하면서 하나씩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대학과 강사 및 정부 간 대화와 타협의 결과로서 환영한다. 대학을 정상화하겠다는 교육부의 의지는 확인되었다. 이제 대학이 화답할 차례”라며 교육부 내 새로운 강사제도 안착을 위한 전문가 자문단 구성과 새로운 대학강사제도 안착과 고등교육 혁신을 위한 사회적 합의 선포를 위한 대통령과의 대화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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