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에서 가장 먼저 의견을 발의했던 사람은 스쿨존 과속차량에 의해 목숨을 잃은 민식이의 부모님이었다. 자식을 잃은 아픔에도 불구하고, 또 피해를 입는 아이가 나오지 않도록 ‘민식이법’이 통과되도록 애쓰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학교 주차장을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내용의 ‘주차장법’이 본회의 통과를 앞두면서 민식이 부모님과 많은 이들의 노력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졌다.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하는 등 차량으로부터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반면 주차장법은 차가 학교 안팎으로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허용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현재도 학교 주변은 ‘안전’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어린이보호구역은 30km/h의 속도로 규정되어 있지만, 그 역시 잘 지켜지지 않는다. 또한, 신호등이나 ‘옐로카펫’ 등 어린이 안전을 위한 장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곳도 많다.
집 주변 초등학교에는 노란색 신호등이 대대적으로 설치됐고, 횡단보도 또한 잘 보이도록 도색을 다시 했으며, 없던 인도도 생겼다. 평소 차량통행이 많은 학교앞 삼거리지만, 그 흔한 신호등조차 없던 곳이었다. 이제라도 생겼으니 다행이다 싶다.
등하교 시에는 선생님이나 녹색어머니회 등이 지도를 하기에 안심이지만, 하교 후나 토요일 등 휴무에도 학생들은 드넓은 운동장을 찾아 뛰어노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아이들의 안전은 우선시 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어른들이 먼저 학교 주변에서는 속도를 줄이는 등 솔선수범 할 수 없다면, 법적‧시설적 장치부터 안전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과속단속카메라가 설치된다 하더라도 차가 자유롭게 운동장이나 학교 주차장을 다닌다면, 사고의 위험과 확률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유휴공간을 활용한다는 정책은 실효성이 높아 좋게 평가할 수 있지만, 그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아이들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정책으로 보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우려를 잠재우자면, 주차장법을 통과시키기 전 아이들의 안전을 다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내세우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차보다는 ‘학생들의 안전’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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