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뉴스스크랩 | 나의덧글
최종수정 20.11.13 11:42
   
기획특집앞서가는교육함께뛰는학운위자녀교육길잡이이야기한마당소개합니다지난호보기
뉴스 홈 학교운영위원회 이야기한마당 기사목록
 
[교단에세이] 우리집은 아니다
기사입력 2012-06-04 오전 11:56:00 | 최종수정 2012-06-04 오전 11:56:29   



우리 집은 아니다


김선태  (前) 고양원중초등학교 교장

            (現)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 이 글은 57년 전 초임시절의 일화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


“야! 불났다. 아니 저건 우리 동네 아니냐?”

“야, 저건 종승이 너희 집 같다?”

“아냐. 저건 우리 집이 아니야.”

“글쎄, 아니길 바라지만 아무래도 너희 집인 것 같아서 걱정이다. 얘.”

“기분 나쁘게 자꾸 왜 우리 집이라고 그러는 거야?”

종승이와 이웃에 사는 점두가 말다툼을 하고 있을 때

“얘들아! 싸우지 말고, 점두가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데 종승이 넌 그렇게 신경질을 부리고 그러니?”

선생님이 꾸중을 하시자 종승인 머리를 긁적이면서

“괜히 그래가지고 꾸중만 듣게 해…….”

하고 군소릴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빙긋이 웃으시면서 아이들 중에 한 아이를 가리키면서 조용히 일렀습니다.

“철석이 넌 지금 빨리 내려가서 누구네 집인지 알아보고 오너라.”

철석이는 달리기를 잘하는 아이여서 금방 달려 내려갔습니다.

“자, 이제 공부할 준비를 해야지?”

선생님은 소나무 숲속에서 평평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책을 펴보자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숲속에 사는 생물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공부할 것들을 교실에서 배우고 나서, 정말 숲속에 가서 확인을 해보는 시간입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교실 밖으로 나가게 된 것에 기분이 좋아서 종알거리며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자, 저 숲속에 있는 것들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저 숲속의 나무들이 저렇게 키가 큰 것들과 작은 것들이 있는데, 작은 것들 중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키가 작은 것들에는 본래 키가 작은 나무와 큰 나무의 어린 새끼나무들이 있습니다. 본래 키가 작은 것들은 진달래, 철쭉, 보리수, 찔레나무 같은 것이 있고, 큰 나무의 어린것으로는 소나무, 참나무, 떡갈나무 같은 것이 있습니다.”

반장인 종일이가 조리 있게 발표를 하자 아이들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자기가 조사한 것을 들여다봅니다.

“자 그럼, 우리가 직접 숲속을 다니면서 본래 작은 키의 나무와 큰 나무의 작은 새끼들을 두 가지 이상씩 채집하여 봅시다.”

“예.”

아이들이 숲속으로 흩어지려는 순간에 심부름을 갔던 철석이가 숨을 헐떡이며 달려 왔습니다. 마치 마라톤의 영웅이라도 된 듯이 기절할 듯이 달려오면서

“선생니임, 종승이네서 불이 났어요. 많이 타지는 않았어요. 마을 어른들이 달려 와서 불을 껐대요.”

하고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조용히 종승이 쪽을 바라보면서

“종승아, 놀라지 말고 가 봐야지? 많이 탄 게 아니라니까 걱정은 말고 내려가 보아라.”

이 말을 듣기 전에 벌써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던 종승이는 조금 전에 아이들 앞에서 자기가 보였던 모습이 겸연쩍어서 고개를 숙이고 터덜터덜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얘들아, 우리도 가보자.”

또 점두가 나섰습니다. 그러자

“안 돼! 지금은 공부 시간이야. 지금 너희들이 간다고 불을 끄거나 종승이네에 도움이 될 일이 아무 것도 없어. 오히려 너희들이 가면 방해가 될 뿐이니까 너희들은 공부나 열심히 하도록 해. 알겠니?”

하고, 선생님이 아이들을 막았습니다.

“그래도 종승이네 집에 불이 났다는데 가보지도 않으면 돼요?”

“그래? 너희들의 마음은 알 수 있지만 지금은 안 돼!”

“왜 안돼요?”

“금방 말했잖아? 지금은 어른들이 집안을 치우고 혹시 남아 있을 불씨를 깨끗이 없애야 할 때야. 너희들이 가면 그런 것을 잘못해서 다시 불이 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러는 거야. 알겠니?”

“예, 알겠습니다.”

아이들은 힘차게 대답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이어서

“마침 불이 나서 야단인 모양이니까 그런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흔히 불이 나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구경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들이 구경을 하는 것이 궁금증을 풀어줄 수는 있을망정 불을 끄는 소방관 아저씨들에게는 방해가 되어서 불을 빨리 끄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단다. 앞으로는 너희들이 불이 난 곳을 보면 구경을 하려고 덤비지 말고, 멀리 길을 비껴가서 불을 끄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위험을 무릅쓰고 애쓰시는 소방관 아저씨들을 돕는 일이란다. 앞으론 불 끄는 데 방해를 하지 않도록 알겠나?”

선생님이 다시 한 번 다짐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습니다.”

하고 힘차게 대답을 하였습니다. 누군가가

“종승인 자기 집이 아니라고 싸울 듯이 야단을 하더니 자기 집에 불이 나서 어떡하니?”

하고 속삭였습니다.

“글쎄 말야! 자기 혼자만 잘났다고 친구가 걱정을 해주면 고맙다고는 못할망정 그렇게 성질만 내는 사람이 어딨니?”

아이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투덜거리고 있을 때, 선생님이

“그런 소릴 하면 안 되는 거야. 누구나 자기 집에 불이 났다고 한다면 그게 사실이더라도 그 말을 듣기 싫은 것은 다 마찬가지 일거다. 그래서 싫은 것이 아니겠니?”

하고 말씀하시자, 아이들도 모두 그럴 거라는 듯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기사제공 : 학교운영위원회
 
 
 
 
네티즌 의견
전체 0   아이디 작성일
 
 
[엄마와 함께 읽는 동화] 두꺼비 정승과 말뚝 점쟁이
[엄마와 함께 읽는 동화] 도깨비야 살려줘!
이야기한마당 기사목록 보기
 
 교육부-돌봄교사 파업 ‘평행선..
 전국교대총장협,“교사대 통폐합..
 교육부, '교원임용시험규칙' 재..
 교원 수급감축
 [잠망경] 돌봄교실 '파업' 갈등 ..
 
회사소개 광고/제휴 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수집거부 공지사항 구독신청 기사제보 독자투고 관련교육기관
 

[주간교육신문사] 04034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7길16(서교동) 교평B/D 5층 Tel : (02)3142-3212~4 / Fax : (02)3142-6360  제호: 주간교육신문 등록번호:서울 아02648  등록일:2013년5월16일  간별: 주간     발행인 겸 편집인:이창호    청소년보호책임자:공춘식
총무국, 편집국(신문, 평론) 02-3142-3212 ~4

Copyright(c)2020 주간교육신문사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