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제 상담학 박사
-국제공인 NLP TRAINER(미국NLPU)
-신한대학교 대학원 통합심리치료 외래교수
-사)한국다문화 청소년협회 상담소장
⓵ 수치심이 내재된 사람과 동일시된다
동일시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상적으로 내면화되는 심리적 과정이다. 즉 우리는 자신보다 더 훌륭하거나 인격적으로 더 큰 누군가와 동일시함으로써 우리에게 심리적인 안전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긍정적인 동일시가 아니라 부정적으로 수치심이 내재된 부모와 함께 산다면 그 아이들은 부모와 부정적인 동일시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러한 부모와 함께 해로운 수치심을 가지게 되는 첫 단계를 내면에 고착시키게 되는 것이다
⓶ 내면에서 수치스런 기억들과 연결됨
일반적으로 수치스러운 기억들은 다양한 이미지로 우리들의 기억의 창고에 저장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들 대부분이 그 수치스러운 감정들을 제대로 해소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은 오히려 우리들 무의식속에 단단하게 숨겨져 억압되어 있는 경우가 너무나 흔하다. 그리고 수치심을 갖게 되는 방법 중에 언어로 수치를 당한 기억도 그 당시 상황에 따른 기억만큼이나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이다. 대체로 어린아이들은 부모가 심리적으로 최악의 상태일 때 저지른 일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그 중에서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는 아이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중에 이것과는 전혀 다르지만 그 전에 일어났던 좋지 않은 상황과 조금이라도 비슷할 경우, 그때 가졌던 감정이 살아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들은 비유적으로 마치 산비탈에서 눈덩이가 내려오면서 점점 커져서 나중에는 이것이 조그만 눈덩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커져서 걷잡을 없이 온 감정의 틀을 지배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고통스런 감정은 기억 속에 합쳐져서 커다란 수치심의 덩어리가 되어 우리의 무의식속에 깊은 곳에 머물러 있게 된다.
⓷ 자기분열과 외로움의 수치심
‘자기 자신의 마음이 분열되었다’라는 의미는 자기 자신의 참된 자아와 분리되어 그런 감정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당신의 가정에서 화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전혀 허락되지 않는 가족문화를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화가 날 때 마다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엄격하게 화를 내지 말라고 가정교육을 하여도 그러한 화난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른 면으로 본다면 분노의 감정은 당신을 보호하는 감정이며 분노의 감정이 없으면 자신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 기분만 맞추려는 사람이 된다.
일반적으로 감정이 수치심에 묶이게 되면, 우리들은 자신의 감정과 더욱 분리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하여 결국 수치심이 우리자신의 마음속에 완전히 자리 잡게 되면, 우리들 자신 안에 있는 그 어느 것도 좋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하여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쓰레기처럼 여겨져서 자신을 실패자로 느끼게 된다. 그러면 늘 자신의 내면을 비판적으로 보게 되며 자신의 감정을 조각조각 찢어놓게 되면서 다른 인간관계까지 부정적인 모습으로 파급되게 된다. 이러할 때 주로 나타나는 감정들이 바로 편견과 미움의 감정이다.
부정적으로 남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조각조각 찢어 놓는 사람들은 주로 다중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며 이들은 과거에 성폭력이나 육체적 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다. 또한 이렇게 자신의 진정한 내면과 분리된 사람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하여 현실에서 벗어난 환상적인 세계를 만들어 사는 사람들도 있게 된다. 이로 인해 진정한 자신과의 이질감은 종종 만성적인 우울증을 동반하게 되는데, 어쩌면 사람들이 자주 겪게 되는 우울증은 바로 자신과 분리되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리고 동시에 우울증의 신호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마음의 상황들이 신경증을 유발하게 되며,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는 것이다.
⓸ 모든 중독의 기초가 되는 뿌리 깊은 수치심
신경증적인 수치심은 모든 중독과 강박적 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중독’이란 ‘순간의 만족을 위하여 삶 전체를 희생시키는 정신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람들을 중독으로 몰아가는 마음의 중심에는 자기 자신이 열등하고 불안정한 사람이라는 감정이 내면화 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순간적인 만족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희생시키는 중독에는 일중독, 쇼핑중독, 도박, 마약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행위들은 내면의 불만족을 보상받으려는 행위이며, 이에 따른 결과는 오히려 그 전보다 더 비참해지며 수치심의 정도가 더 깊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원점으로 돌아오는 순환고리와 같아 계속 반복되는 악순환에 수치심의 골만 깊어질 뿐이다.
3. 글을 마치며
오늘 살펴본 수치심의 뿌리와 결과를 살펴보면서 우리는 각종 정신 병리적 현상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수치심이라는 것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해 보았다. 사실 수치심의 열매는 죄책감과 열등감이며 그것이 인간 정신 황폐의 주원인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무의식에 저장된 수치심은 우리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으면 참 치유되기 까다로운 성격장애이기도 하다. 이러한 수치심 연구는 더 깊은 성격장애나 정신병리 현상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학습과 임상경험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된다. 기초적인 부분이라고 학교현장의 상담에서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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