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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우리는 역사상 산업화를 거치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우치는 교훈을 얻었다. 지나친 자연 파괴와 삼림 남벌이 주는 피해는 인간에게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라는 교훈을 낳았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연이 행복해야 인간이 행복하다’는 인식이 절실하다. 최근 3년에 걸쳐 인류는 전 세계적으로 자연과 생태계 파괴의 심각한 후유증을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출현으로 혹독한 전쟁을 벌이고 있지 않은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가 겪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Pandemic: 대유행)은 결국 자연환경의 파괴로 인한 생태계의 교란으로 생긴 바이러스의 출현임을 널리 인식하게 되었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동물들이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이동하면서 곳곳에 그 생존을 위한 처절한 흔적을 남기고 번식하면서 결국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결과를 낳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물론 생태학자와 생물학자들은 수없이 경고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환경, 생태계의 파괴를 지금처럼 지속한다면 몇 년마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출현은 불 보듯 뻔한 것이며 그 심각성은 인류를 멸망으로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한다.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이 낳은 석학 최재천 교수는 이미 여러 차례 이런 사실을 밝힌 바 있으며 최근에는 한 TV 방송에 출연하여 “자연이 행복해야 인간이 행복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는 이 시대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지혜가 절실함을 지적한 것이다.

필자의 학교는 생태환경 교육의 일환으로 학교 ‘연못’과 ‘텃밭’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과 교직원의 학습 공간이자 휴식처, 환경보호의 장(場)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역 구청과 교육청의 예산지원을 받아 학생과 교직원의 생태환경 보호와 신성한 노동을 통한 교육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연못은 연중 학생들과 교직원, 지역주민들의 발걸음을 찾게 만드는 멋진 환경으로 탈바꿈하였다. 그곳엔 시원하게 물을 뿜어 대는 분수대와 많은 물고기(잉어와 매기), 각종 연꽃과 다양한 수상식물이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예컨대 연중 전 교직원과 학생들의 대화와 학습, 사진 촬영의 단골 장소가 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연못 주위에는 늘 학생과 교사들의 학습활동과 잠재적 교육과정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왁자지껄 학생들 간의 대화와 사제 간에 나누는 따뜻한 교감의 언어가 존재한다. 이는 인성교육과 생활지도의 장으로서 제2의 교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재기발랄한 10대들의 몸짓과 언어가 학교의 활력을 높이고 학생들은 잠시나마 교실에서의 학습 스트레스를 잊으며 교직원들은 상호 간의 친분을 쌓는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책임감을 달라고 주문한다. 물고기 밥을 주는 학생들의 표정은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으며 생명체에게 사랑을 베푸는 시간을 통해 자연 사랑을 실천한다. 또한 학교 인근 20평 텃밭에서는 경제 동아리 학생들과 희망 교직원들이 전문적 학습공동체로 운영하는 ‘생생 텃밭’은 또 하나의 자연 원리와 생명 존중과 땀, 노력, 성실을 배우는 생태환경교육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은 생산과 소비, 유통의 과정과 ‘뿌린 만큼 거둔다’ ‘농자천하지대본’ 등의 삶의 진리를 배우고 있다. 세상의 모든 농산물은 투입하는 노동의 양과 질에 비례한다는 것을 배우고 또한 자연환경과의 공조는 인류가 살아갈 길임을 깨닫는다. 건조하고 가문 날씨에 텃밭에 물을 한 번 더 주는 것도 인간의 성실함과 연계되어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라는 농작물의 성장 원리를 배우게 된다. 이 모두가 자연과 더불어 행복해지는 것이 인간의 권리이자 의무임을 깨우치는 진정한 배움이기에 학교는 생태환경 교육에 더욱 관심과 격려, 실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