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빛초등학교(교장 김원곤)에서는 학생들이 매일 운동장과 체육관으로 달려가 30분 동안 자유로운 놀이 시간을 갖는다. 1~2교시 수업을 블록제로 묶어 80분 수업 후 30분을 쉬는 시간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이 시간 동안 운동장과 체육관에서 각자 선택한 놀이도구를 가지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학생들의 표정이 밝다.
이 같은 블록제 운영은 혁신학교라는 특성을 활용하여 학교 구성원과 의논하여 결정된 것으로, 놀이문화의 중요성을 공유하면서 이루어졌다.
은빛초등학교는 놀이문화뿐 아니라 주도적·창의적인 학생문화를 장려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지원하여 매주 수요일 아침 교내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5명 이상 모이면 학생 자율 동아리를 만들 수 있고, 학생 생활규정과 축제 기획운영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
정기훈 교사(창의인성개발 팀장)는 “어린이문화라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학생들이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스스로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여러 가지 장애요소를 없애는 동시에 여러 가지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은빛초는 행정업무 및 잡무를 교육지원실에서 처리하고 있어 교사들이 학생들 교육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였다. 이에 힘입어 교사들은 연구 수업을 통해 자율적으로 교육활동에 임하고 있다.
은빛초 학생들에게 가장 만족도가 높은 교육활동은 학급별로 1박2일 야영 및 체험학습을 하는 것. 각 학급별로 학급교육과정을 세우고, 1년에 약 2회 현장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은 담임교사와 학생들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관계가 두터워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눈빛만 봐도 아는’ 사제관계는 인성의 발달에 도움이 되고, 수업 변화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또한 매일 방과 후 40분의 시간을 학급에서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담임교사와 학생들의 대화 및 학습부진아 학생들을 돕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어, 학생들의 기초학력 및 기본 사고에 대한 책임을 갖고 지도하고 있다.
김원곤 교장은 생태환경과 노작교육을 통한 인성교육을 위해 학교 곳곳에 텃밭과 녹지를 조성했다. 학급마다 화분을 놓아 학생들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하였고, 학교 옥상에는 생태정원을 조성하여 우리밀을 심을 예정이다. 또한 시민단체와 연계한 생태교육, 할아버지의 교육기부로 이루어진 목공실 활동, 학부모들의 적극적 참여로 이루어지는 녹색장터 운영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생태 환경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김원곤 교장은 “학교와 학부모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하며, 혁신학교로서 다양하고 새로운 교육과정들을 도입할 때에 “학부모의 이해와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은빛초는 매 년 부모님과 함께하는 3박4일 ‘나라사랑 우리땅 걷기 체험’ 활동을 떠난다. 작년에는 지리산 둘레길을, 올해는 소백산맥을 등산했다. 교육의 3주체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근력을, 학부모는 학생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학교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을, 교사들은 학부모들과 자유로이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다.
함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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