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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오란
거번국제특허법률사무소 과장
한국지적재산권경상학회 이사
전 한국발명진흥회 선임연구원

‘둔필승총(鈍筆勝聰)’은 ‘무딘 붓이 총명을 이긴다.’라는 다산 정약용의 말로 서툰 글씨라도 기록하는 것이 기억보다 낫다라는 메모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사람의 생각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남겨 놓지 않으면 흘러가서 잊혀지고 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업이나 발명을 하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아이디어라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활동을 하고 있을 때 떠오르는 경우가 많기에,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해 놓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들은 찰나에 스치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메모를 생활화하고 있으며 그러한 습관들이 세상을 바꾼 일화들은 무수히 많다. 우리가 잘 아는 "창의적인 것은 연결하는 것에서 나온다(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라는 말을 남긴 스티브 잡스도 메모를 습관화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유명한 뮤지션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도 어느 날 비행기로 이동하는 중 시상이 떠올라 그때 가지고 있었던 호텔 메모지에 적어 두었고, 이 메모를 바탕으로 세계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은 명곡 ‘Imagine’이 탄생되었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명가들은 하나같이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에디슨도 발명 노트를 항상 품에 지니고 다니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즉시 기록하여 500만 페이지를 넘는 발명 노트를 남겼으며. 링컨도 모자 속에 종이와 연필을 넣어 언제든지 기록할 수 있게 하여 모자를 움직이는 사무실이라고 불렀다고 하지 않았는가?

필자는 한때 “사람은 한번 들은 것을 얼마동안 기억할 수 있을까?”에 관심이 많았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히 누구나 오랜 기간 동안 기억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도 주머니에 메모지를 꼭 가지고 다니다가 떠오르는 착상이나 약속 등을 적어 놓곤 하였다. 이것은 잊어버리거나 실수를 줄일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나아가서는 메모를 통해 생각을 더하고, 다른 아이디어를 연결하여 더 높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재탄생시킬 수도 있다.

그렇다면 메모는 어떻게, 무엇을 적는 것이 효율적일까?

이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첩이나 펜, 스마트폰의 다양한 메모 웹에 자신의 일정이나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기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바쁘다면 글이 아닌 본인이 알아볼 수 있는 기호나 키워드, 그림, 또는 표로 표현해도 좋다. 순간순간 떠오른 생각이나 정보 등을 수시로 자유롭게 메모해 두고 정리하다 보면 그 메모의 조각들이 어느 순간 새로운 관점으로 창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2022년 6월호에 게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