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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
인천 산곡남중 교장

개인 심리학의 창시자인 아들러(Alfred W. Adler 1870~1937)는 신뢰란 ‘믿어 주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즉, 서로를 신뢰해서 믿는 것이 아니라, 믿어 주는 것에서 신뢰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네가 주기 때문에 나도 준다(Do ut Des)”라는 상호주의이며 개인과 사회, 국가와 국가가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이다. 그래서 논어에서는 이를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 하여 국가 기반의 주요 요인(예컨대 식량, 무기, 신뢰)에서 가장 우선하였다.

그러나 현대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 트럼프가 추구했던 자국 우선주의 즉,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활개를 침으로써 상호주의를 무시한 결국 강력한 보호무역이란 반시장주의, 반자유화, 폐쇄정책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이는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현재의 바이든 정부도 정책 계승의 전철을 밟고 있는 듯하다. 이제 자본주의의 근간인 국가 간의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다.

이처럼 상호주의는 요즘처럼 불신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절실한 인간관계인 신뢰(信賴)의 강력한 바탕이기도 하다. 신뢰는 서로 거짓 없이 소통하는 과정에서 깊게 공감하고 상대의 생각을 믿어 주는 과정에서 생긴다. 이는 매우 평범한 말이긴 하지만 신뢰가 주는 영향력은 공동체와 사회, 국가, 전 세계에서 우리에게 미치는 힘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학교도 예외일 수 없다. 교사와 학부모 간의 상호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학교 현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다시금 숙고(熟考)해 보자. 간단한 사례를 들어본다. 학교에서는 청소년기에 학생들이 자주 다투는 일이 발생한다. 어느 날 두 학생이 다투더니 서로 상대방 잘못이라고 팽팽한 주장을 펼친다. 교사는 당연히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평소 교사의 말을 잘 듣는 학생에게 좀 더 믿음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2022년 11월호에 게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