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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

경기 효행초등학교 교장

경기 효행초등학교(교장 박종권·사진) 한 6학년 교실은 노후를 대비하며(?) 특별한 1년을 보내게 됐다. 학생들이 1년 12달 동안 1달에 5살씩 나이를 먹는다고 가정하여 ▲대학 진학과 군입대 ▲취업과 결혼 ▲은퇴까지 고려해 인생을 설계하는 교육과정이다. 단순히 ‘얘들아 돈이 중요해’를 주입시키기보다 학생들이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실제 교실 속에서 군대도 가서 소득감소를 경험, 동 교과과정은 전세사기를 비롯한 금융사기, 은퇴 후 노후대비를 경험하도록 설계됐다.

경제교육 프로젝트인 ‘13살의 노후대비’는 이미 경제교육 우수사례로 검증된 교과과정이다. 아이들이 직접 투자노트를 운영해 수요일에는 기업기사를 찾고 요약하고, 목요일에는 주주총회를 하고, 금요일에는 한 주간을 돌아보면서 인생 명언을 조사하고 발표하기까지 짜임새 있는 루틴에서 시작된다. 이는 ‘돈’이라는 가치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활동으로 건강한 경제관념을 높이기 위해서다. 통장쪼개기, 실제 주가와 환율을 반영한 모의투자 등 경제교육을 꾸준히 참여하며, 돈을 벌고, 청약을 통해 집을 구하는 등 금융관리를 하는 것도 학생들의 몫이다.

▲ 학생들이 교실에 구비된 경제 도서를 읽는다는 것은 경제교육이 가져온 큰 효과다.

사실 초등학교에서 경제교육은 4학년 사회, 5학년 실과, 6학년에 다시 ‘사회’라는 과목에서 다뤄져, 한두 개 단원에서 간단한 경제원리를 배우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동 교육의 교실속에서 이뤄지는 금융생활은 경이로울 정도다. 교실에서 금리를 정하고 아이들이 저축통장에 이자를 받는 과정, 추가적인 노동의 개념으로 교실 속에 일자리를 만들어 노후대비 비용이 부족한 아이가 당첨되는 등 실로 자발적인 학습동기는 물론, 체험적으로 얻어지는 경제관념이라니.

동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혁신학교로 지정돼 2017년 설립 당시 8백여 명이었던 학생은 지금은 두 배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 지역사회의 특성을 살린 체험적 활동과 관계 중심 수업으로 이끌었다. 경제교육 프로젝트 역시 혁신학교 운영의 일환으로 학생의 삶과 연관지어 자기주도적 배움과 학생들의 통합적 사고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알기쉬운 금융생활로 학생들에게 큰 울림을 주어 EBS 방송에도 교육과정을 공개했던 김지환 담당교사(초등경제교육연회구회)는 “학생들이 교실 속에서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고 모의투자 및 저축 활동을 경험하며 올바른 경제관념을 확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체험을 통해 몸으로 느끼는 실용적인 경제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건강한 경제관념은 급여·저축·투자·소비 등 네 개의 통장에서 시작된다.

해마다 변혁적 리더십으로 교사들의 성장과 변화를 지원하며 역동적인 학교 문화에 기여해온 박종권 교장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데 있어 경제교육은 학생들이 경제가 어려운 대상이 아닌 삶의 일부로 여기고 즐거운 배움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6학년 학생들이 인생 전반을 계획하고 자신의 역량을 어떻게 키우겠다는 목표와 자신감, 더불어 책임감도 갖게 된 교과과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