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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형
전남 무안경찰서

오래전부터 청소년들의 욕설문화와 그릇된 언어행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요즘은 대중교통이나 길거리에서 일부 청소년들끼리 욕설 섞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이 내뱉는 갖가지 거침없는 욕설은 기성세대가 듣기에도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수준이다. 어떤 욕설은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을 정도다.

청소년들 사이의 언어에서 순수성이 점차 상실되고 있다고 본다. 일부 청소년들의 대화에는 욕이 빠지면 어색할 정도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습관적으로 평소 친구들과 말을 나눌 때 쉽게 욕설을 내뱉곤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욕설이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더욱 강도가 세지고 어떤 때 보면 자신의 기분을 모두 욕설로 소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심지어 과격하고 충격적인 욕설이 청소년들 사이에선 또래문화로 인식되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초중고교생들이 주로 모이는 PC방이나 학원 등에서 학생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욕설의 일상화, 보편화, 습관화 실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어린 청소년들이니 그럴 수도 있지 않냐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의 욕설 사용이 또래 사이의 친근감 표현이나 습관적 언어에 따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욕설이 일상화된 청소년이 후일 성인이 되었을 때도 어렸을 때의 습관대로 욕설 사용이 계속된다면, 우리 사회는 온통 욕설로 가득한 대화가 지배하는 사회가 되고 말 것이다.

청소년들의 일상 속에 파고든 각종 욕설이 각종 범죄의 잠재적인 원인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고, 가치관과 인식이 형성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일상화한 욕설은 개인의 인성과 정서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사회를 황폐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욕설과 은어 사용은 학교폭력으로까지 발전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게다가, 갈수록 나이 어린 저학년 학생들까지 욕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 걱정이 크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청소년들만 나무랄 수도 없다.

성인들의 사회조직에서도 욕설이 넘쳐나고 있으니 청소년들만 나무라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옛말처럼 청소년들의 욕설이 넘쳐나는 현 상황에 대해 우리 기성세대 또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가정과 학교는 언어를 담는 그릇이다. 청소년의 정신세계가 더 황폐화하기 전에 작금의 현실에서 공동으로 책임을 진다는 인식으로 각 가정과 학교에서도 좋은 언어습관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 자녀들이 어린 시절부터 바른 말 고운 말을 쓰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순수성과 아름다움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청소년 언어문화 속에서, 욕설이 또래문화의 한 패턴이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