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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충남 염작초 병설유치원 교사

‘나는 인생과 자연, 진화가 아이들에게 각자의 능력과 운명을 심어줬다고 직감하고 있었어요. 아이들도 식물처럼 적절한 양분과 물을 주면 아름답고 강하게 성장하죠. 중요한 것은 적절한 환경,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해주는 거에요. 즉, 아이들의 욕구에 귀 기울이고, 그에 부응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아이들은 자기 미래를 꽃피울 씨앗을 내면에 지니고 있어요. 우리가 믿어주면 자기만의 관심을 드러내죠.’

- 앤절라 더크워스 ‘그릿’ 중에서 -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이들에게 있어서 가정환경의 중요성을 가장 극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비단 가정환경 뿐만이 아닌 환경과 경험의 중요성을 말이다. 물론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유전적인 부분도 무시하지 못하겠지만, 아이들에게 있어서 유전적인 부분과 환경이 함께 상호작용하며 발달하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

육아를 하면서 또는 유치원에서 근무하면서 아이들이 주변 환경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것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유치원에서는 교사의 분위기에 따라 반 아이들의 성향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러니 유아와 가장 밀접한 관계의 가정환경은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예전 함께 근무했던 동료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아이를 보면 그 아이의 부모가 보인다고.

실제로 유치원에서 지나친 폭력성을 보이거나 불안해하는 아이들의 경우 가정에서 만족스러울 정도로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할 때가 많다. 아니면 부모 중 한 명이 굉장히 강압적이거나...

문제행동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유치원에서도 교사 또는 또래 관계에 있어서 어려움과 갈등을 더 빈번하게 겪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부모로서 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 교사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성장하듯 부모도, 교사도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점차 성장해 나가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이며 삶을 살아가면서 흔들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성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사람과 그저 삶의 흐름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가 부모이고 또는 교사라면, 어린이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어른이라면 전자가 되어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