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법동초등학교(교장 박종용, 사진) 학생들에게 도서관은 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 아무리 푹푹 찌는 여름이라도 세종대왕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세종도서관만큼은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남이 읽었던 책이라 미세먼지·곰팡이·책벌레·타액으로 인해 불결하다고 생각하여 도서 대출을 기피했던 학생들이, 도서소독기를 설치한 후에는, 대출한 책을 스스로 소독하며 즐겁게 책 읽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금년 3월에 부임한 박종용 교장은 한여름에도 교장실에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도서관만큼은 다르다는 생각으로 독서력이 학생의 미래를 좌지우지 한다는 교육철학에 의해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에어컨을 가동해 주었다. 그러다 보니 3칸 크기의 도서관에는 책을 읽거나 대출하기 위해 방문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로 넘쳐났다.
방송을 비롯해 지역신문에 독서 및 NIE 지도 과정을 집필하고 있는 박 교장은 “학생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효과적인 독서교육이 아니다. 학생들이 책을 즐겨 읽을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독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구안하여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전법동초는 금년에 ‘읽고 싶은 책 신청하기’ 코너를 설치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을 받아 2,000여 권의 도서를 구입했다. 또, 대전학생교육문화원에서 750권의 도서를 지원 받아 2만여 권의 도서를 보유하게 되어 학생들이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독서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하여 도서관 이용 실적과 독후 표현 활동 실적을 기준으로 6회에 걸쳐 432명의 학생과 36개 학급을 시상했다. 독서 STAR-KING으로 선정된 학생에게는 문화상품권, 학급에는 축구공과 피구공을 선물하는 등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이 선호하는 작가와의 대화도 적극 추진해 왔다. ‘꿈을 이루는 6일간의 수업’의 저자인 조우석 작가와 ‘동시 짓는 오일구씨’의 저자인 김현화 작가를 초청해 학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그동안 흥미롭게 읽었던 책을 쓴 저자를 직접 만나고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어 몹시 즐거워하였으며, 문학 창작의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교육복지 대상 학생들을 위하여 박 교장을 비롯한 4명의 교사가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3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70시간에 걸쳐 NIE 및 독서·논술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독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가정에서의 독서 지도가 무척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동화구연가 정양순 강사를 초빙하여 4시간 과정의 ‘찾아가는 학부모 독서연수’도 실시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독서 지도 방법과 독후 지도 방법을 비롯해 올바른 책 선정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 받고 뿌듯해 했다.
학생들의 독서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의 독서·논술 지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내 자체 연수도 5회에 걸쳐 실시했다. 충남대학교 한영목 교수를 비롯한 4명의 강사로부터 사고력과 창의력, 비판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독서 지도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독서교육을 맡고 있는 박명순 교사는 “학생을 비롯하여 학부모와 교사들의 독서에 대한 마인드 확산을 위해 여러 차례의 연수나 교육을 실시하고, 쾌적한 도서실 환경을 구축해 주었더니, 책 읽는 학생들이 부쩍 증가했다. 덕분에 대전광역시교육청으로부터 ‘도서소독기 지원 사업’의 시범학교로 선정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도서관이 학생들의 보물창고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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