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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모두 참여, 나만의 詩 한편 써
전문 출판사 통해 전국으로 또래 친구들 찾아가요~
기사입력 2014-02-07 오후 11:02:00 | 최종수정 2022-02-21 오후 11:02:34   


제주 신엄중학교(교장 고영진·사진) 전교생 161명이 큰일을 냈다. 2013년 전교생이 수업시간과 수행평가 시간을 통해 쓴 161편을 묶은 시집 ‘공부하기 싫은 날’을 펴내고, 지난 25일 교내에서 자축을 겸한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마련했다.

 이번 시집을 펴낸 데는 두 가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전교생이 한 명도 빠짐없이 한 편의 시를 써서 시집을 제작한 것은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일이다. 둘째는 이러한 시집이 전문 출판사를 통해 전국 서점에 배포되어 독자들을 직접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펴낸 시집에는 2013학년도 신엄중학교 전교생의 기쁨과 슬픔,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요즘에는 아이들에게 ‘시’라고 하면 정서적으로 와 닿기보다 ‘시험’을 떠올리는 경우가 더 많다. 이번 시집 제작 활동을 담당했던 김수열 교사는 국어과 담당을 맡고 있다. 김교사는 “아이들이 ‘시’하면 ‘시험’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가장 안타까워 시집 제작을 처음 계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학생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는 ‘네가 쓴 시’이고 ‘나만의 시’라는 것을 깨우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시집 제작을 일 년 간 진행하다보니, 학생들이 주제로 가장 많이 선택했던 것은 첫째, 자기 자신에 관해서였고, 그 다음으로는 친구, 가족, 학교 순이었다. 자기 자신에 관해 쓴 시를 읽어보면, 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내용이 많았다. 친구에 관해서 쓴 시는 주로 “미안해”라는 주제가 많았다. 이를 지켜본 교사들은 말로 표현할 줄 모르고, 점점 그것을 어려워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글’이라는 것이 중요한 표현의 도구가 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시를 써서 제출하고 다듬어가는 과정 동안 선생님과 개인적으로 어려움 없이 면담하는 과정에서 한층 선생님과 학생 간의 거리가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집을 만들면서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많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김교사는 “요즘 아이들이 말투도 많이 거칠고, 학교 폭력이나 교실 붕괴라는 단어가 종종 이슈화 되고 있는데, 시를 쓰면서 예전에 비해 말투도 훨씬 순화되는 것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 중에는 다문화 가정 친구들도 있다. 처음에 시를 쓰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차츰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자기 이야기를 하라”는 선생님의 지도에 모든 아이들이 하나 되어 편하게 자기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규모가 크지 않은 신엄중학교는 제주시에서 조금 벗어난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다. 고영진 교장은 “학교 주변 마을이 참 아름답다”며 “그만큼 아이들도 착하고 아름답다”며 전했다. 또 그는 “학교 규모가 작은 만큼 선생님, 친구들과 소통이 쉽게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국어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지만, 전교생 각자 한 편의 시를 가슴에 안고 또래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신엄초등학교에서 가졌던 시집 제작과 같은 활동이나 신엄초 학생들의 이야기가 여러 곳에 전달되어 학업 스트레스와 학교 폭력 등에 상처 입은 마음들이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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