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식 전 서울신정고(신정여상) 교사
서영대학교 파주캠퍼스 디지털전기과 겸임교수
특성화고의 현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했던 것이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였다. 특성화고 졸업 후 원하는 직업을 갖고 필요한 부분을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려는 것이 특성화고 학생들의 소망이다.
서울시 특성화고 70개교가 지난 11월 25일부터 12월 4일까지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을 통해 2020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했다. 올해도 많은 특성화고가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해 안타까운 심정이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일 것이다. 출생인구를 기반으로 보면, 학령인구 감소는 20여 년 전부터 이미 짐작했던 바다. 학령인구가 준다고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다.
그러나 현재 특성화고의 장점만으로는 신입생을 유치할 수 있는 동인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인문계 선호, 학벌주의, 임금 차별, 취업률 감소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많은 특성화고가 학과를 개편하고, 학교 이름을 변경하면서 신입생을 유치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서울시교육청도 ‘서울 특성화고 미래 교육 발전방안’을 통해 인공지능교육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그리고 빅데이터 고등학교 10개교를 전환 개교할 예정이라고 한다. 4차 산업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인공지능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현재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빠른 기간 내에 4차 산업혁명 분야 관련 교과서를 만들고, 교사를 양성한다고 특성화고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서울시 특성화고가 저출산 및 4차 산업혁명 등의 환경변화에 대응할 방법을 몇 가지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학교와 계열을 통폐합하고, 학급당 정원을 줄여야 한다. 덕수고 특성화 계열을 타 학교와 통폐합하는 방법처럼, 서울시교육청은 특성화고 전체를 학령인구 감소세를 고려해 통폐합을 검토해야 한다. 학급당 정원도 18~20명 정도로 재조정해야 한다.
둘째, 교수법 개선과 문제해결 능력 배양을 통한 융합 교육을 해야 한다. 미래사회는 다양한 지식을 결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활동이 중요하다. 지금은 학교 이외의 장소에서 필요한 지식과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교육자의 역할 변화를 포함하여 교수법의 개선이 절실하다. 문제해결 능력 배양을 통해 학생들에게 융합 교육이 꼭 필요한 시기이다.
셋째, 특성화고의 자원공유 및 융합전략이 필요하다. 학령인구가 감소하여 운영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환경변화 속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운영은 더는 설 자리가 없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특성화고가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의 제약을 극복하는 융합전략이 필요하다. 각자 가지고 있는 자원과 장점을 공유하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특성화고 학과 간 장벽 제거, 인적·물적 자원공유 및 교류로 학생들에게 다양하고 충실한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 특성화고가 대내외적인 상황변화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하지 못한다면, 존립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저출산과 4차 산업사회에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환경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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