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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장관 공석이 50일이 되어가고 있다. 사상 최장기간이다. 앞서 유은혜 장관 사임부터 박순애 장관 임명까지 55일이 걸리긴 했지만, 중간에 김인철 후보자 지명과 사퇴라는 과정이 있어 이번과는 다르다.

현재 차관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그 기간이 지나치게 길고,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전환 등 중대한 교육현안들이 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관을 대신하는 차관 역시 사회복지 전문가로 교육계의 전문가가 아니다.

지난 22일 있었던 국회 교육부 대정부질문에 교육부 책임자로 차관이 나섰다. 이어, 10월 4일부터 24일까지 교육부 국정감사가 열릴 예정인데, 서두른다고 해도 역시 장관 없이 진행될 듯 하다.

지금 당장 장관이 지명된다고 하더라도 국회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전 박순애 장관이 청문회 없이 지명됐다가, 수많은 논란으로 장관직 수행에 발목을 붙잡혔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야당은 청문회에 까다롭게 임할 테고, 여당에서도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청문회는 장관 지명 후 최장 30일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국정감사가 끝나기 전에 장관이 임명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박순애 전 장관이 사임한 8월 초 후임 장관 인선을 서둘렀다면, 국정감사 이전에는 교육부가 정상적인 부처의 모습을 갖출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관 할 사람 없으면 국장들 중에서 아무나 한 명 뽑아서 맡겨도 돼.”

예전에 어떤 원로정치인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중앙 부처의 국장은 대부분 20년 이상 부서 업무를 해 온 사람이기 때문에 최고 전문가라는 이유에서다.

장관 공석이 길어지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전직 교육부 차관의 이름도 있고, 대학교수들의 이름도 있지만, 정작 교육부 내부에서 거론되는 인물은 없다. 물론 전에도 내부 승진 교육부 장관은 거의 없었다. 전직 차관들은 교육부 내부 승진이 압도적으로 많다. 교육부에서 승진할 수 있는 최고직은 차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직무의 전문성을 생각한다면 장관직도 한 번쯤은 내부승진을 고려해봤으면 한다. 특히 현직 차관이 교육계 외부인사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장관 임명 청문회가 없을 리도 만무하고, 국정감사가 장관 없이 진행된다는 사실 역시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전문가의 주도로 교육부가 움직인다면 좀 더 교육계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