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철 전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교사
글쓰기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표현하는 일이며 이를 통해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활동이다.
교사의 글쓰기는 하루 일과를 시작하며 체크해야 할 업무상황을 간단하게 하는 메모, 학교생활 중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을 제재로 하는 글, 수업과 관련된 고민과 아이디어를 적어두는 글, 학생과의 상담 내용 등을 기록하는 글 등 비교적 형식이 자유로운 글부터 공문서 작성, 교육활동과 관련한 계획서와 보고서, 생활기록부 작성 등의 전문성을 갖춘 글까지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가 존재한다.
이처럼 교사의 글쓰기는 학교생활을 기반으로 수업 고민에서부터 교육 행정 업무 전반에 이르는 글쓰기까지 글쓰기 제재와 형식이 다양하고 폭넓은 것이 특징이며 현장의 많은 교사들이 매일 자신의 교육활동을 기반으로 글을 쓰고 있다.
교사가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다양한 글들은 곧 교사의 전문성 성장으로 이어지며 교사가 교육활동 중에 얻게 된 피로나 상처를 치유하는데도 도움을 주고 교사로서의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것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최근 교사 대상 치유 글쓰기가 교사의 자기 이해를 통한 성장, 긍정적인 대인 관계, 변화를 위한 도약의 밑바탕이 되었다는 연구결과와 교사의 성찰적 글쓰기가 교사의 교육적 성장을 가져왔다는 연구결과 등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교사의 글쓰기와 관련한 많은 연구 중 최근 질적 연구 방법 중 자서전적 글쓰기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자서전적 글쓰기란 자신의 성찰에 목표를 두고 자신을 대상으로 삶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탐색하는 연구 방법론의 하나이다. 교사는 자신의 삶에서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를 통해서 이와 같은 유의미한 활동들을 실행할 수 있다.
교사들은 자신들의 많은 경험 중에서 의미 있는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통해 무형(無形)의 생각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무형의 생각을 가치 있는 유형(有形)의 것으로 바꾸어 쓸 수 있다. 작성된 글은 교사 자신의 내적인 성장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며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 수도 있다. 교사들이 경험으로 터득한 소중하고 값진 노하우들이 그저 교사 개인의 실천적 지식으로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수많은 교사들이 수업을 고민하고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자신이 경험하고 도움이 되었던 많은 사례들을 글로써 함께 공유하며 서로 간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사실 교사들의 수많은 노하우들을 엿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현장연구 보고서가 있지만 많은 교사들은 현장연구 보고서의 특정적인 주제와 복잡한 틀과 형식에 많은 어려움과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까지 계속 축적될 교사들의 다양한 실천적 지식과 경험을 엿볼 수 있는 자유로운 글쓰기와 함께 이를 읽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독자들을 위한 공간과 지지가 필요한 때이다.
좋은 글은 글을 통해 글쓴이가 자아 성찰을 하며 이를 읽는 또 다른 독자에게 영향을 주어 사회 구성원 간의 의미 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새로운 담론으로 생각을 계속해서 확장시켜 나간다.
교사는 글쓰기와 함께 자신의 삶을 가꿀 수 있으며 그러한 글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상황과 고민 속에서 다른 교사가 경험한 내용을 함께 공유하며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볼 수 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저마다 다양한 교육을 펼치며 오늘도 학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우리 선생님들이 자신의 글을 통해 교사로서의 삶을 가꾸며 각자가 갖는 서로의 목소리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들이 조속히 마련되어지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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