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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파상력을 통해 키우는 문제 인식 교육
기사입력 2022-07-01 오후 12:22:00 | 최종수정 2022-07-01 12:22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문화인류학자인 조한혜정 교수는 우리가 파상력을 통해 문제를 보는 눈을 키울 것을 주장한다. 파상력은 ‘망가지고 깨지는 것을 바라보는 마음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점차 망가지는 상황을 직시하면서 나름의 생기를 만들어내는 힘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사전에 나오지 않는 말로 일찍이 사회학자 김홍중이 《사회학적 파상력》이란 책에 나온 용어다. 우리의 역사는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부침에 의해서 진보한다면 불행히도 지금은 진보를 향한 열망과 희망이 깨져가는 시간이다. 따라서 조 교수는 시대가 주는 절망을 견디면서 생기를 북돋을 수 있는 ‘기쁨의 실천’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문제 인식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일찍이 지적 회의주의를 바탕으로 인간의 불완전함과 광신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작품을 주로 썼던 프랑스의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 1844~1924)는 《에피쿠로스의 정원》에서 “나는 인류가 어느 시대건 똑같은 양의 광기와 어리석음을 분출하도록 만들어졌다고 굳게 믿는다. 광기와 어리석음은 어떤 방식으로든 열매를 맺어야 하는 자본이다”라고 기록했다. 끔찍한 인간의 본질과 시대적 조망이다.

잠시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을 보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하루가 멀다 하지 않고 들려오는 인간의 광기와 어리석음으로 망가져 가는 세상은 마치 종말을 향해 돌진하는 폭주 기관차처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라. 남녀노소, 특히 어린이와 여성에 대해 저지르는 인간의 막장드라마는 과연 인간의 이성의 종말은 그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과연 그동안 인류가 고등동물로서 인지와 사고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받았고 그 교육이 제 역할을 하는지 강하게 회의감이 든다.

그뿐이랴. 필자는 얼마 전 국내의 어느 인터넷 기사 한 줄에 숨이 멎을 것 같았다. ‘5호선에서 여성 치마에 소변을 본 70대’와 “마려워서 쌌다”는 부연 기사와 함께 말이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죽이고 싶어서 죽였다”라는 7명의 연쇄 살인마의 기사였다. 이 기사들에는 “종말이 오고 있나? 사람들이 왜 이리 미쳐가지?”라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요즘 이처럼 망가져 가는 인간의 행태를 보는 생각도 사람에 따라 극과 극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런 행태는 이 시대의 지극히 엽기적인 수많은 사건 중의 하나다. 지금도 세상 곳곳에서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하고 비이성적인 자기 파괴 행위가 아무렇지 않게 발생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잠시 인간(人間, human being)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자. 백과사전에 의하면 “동물의 일원이지만 다른 동물에서 볼 수 없는 고도의 지능을 소유하고 독특한 삶을 영위하는 고등동물이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철학자에 의해 ‘만물의 영장’이라 칭하는 인간은 조직사회를 이루고 언어와 도구를 사용하면서 생활을 한다. 하지만 언어와 도구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것은 아니고 각자가 생후에 사회에서 습득하며, 자손에게 전해진다. 이는 생후에 획득한 신체적 형질(形質)과는 다르다. 따라서 인간의 삶에서 ‘바람직한 행동으로의 변화’를 이끄는 교육이야말로 인류가 바람직한 공동체를 유지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이런 희망 사항은 어느 곳이나,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인간의 광기와 어리석음도 언제나, 어느 곳이나 흘러넘쳤다. 하지만 이젠 정치와 법, 가족과 문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인간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다른 종(種)의 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불처럼 타오르는 인간의 광기를 열정과 에너지로, 망가지는 어리석음을 현명함과 지혜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여기엔 파상력을 통해 그 폐허를 직시할 힘을 키워야 한다. 전 세계 동물 무게의 1퍼센트도 안되는 인간이 얼마나 망가지고 깨져가고 있는지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경계하고 자제하고 극복하는 힘, 즉 파상력을 키워야 하는 것은 이 시대 교육의 사명이 되었다.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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