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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오륜의 현실적인 의의와 실천
기사입력 2012-11-02 오후 3:03:00 | 최종수정 2012-11-02 15:03   



오륜(五倫)의 현실적인 의의와 실천


임승호 (前 기성초등학교장)




오늘날 청소년의 도덕교육은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로 등장하게 되었다. 현대 산업사회가 도덕적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빠지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우리의 생활환경이 급속하게 변해감에 따라 종래의 도덕적 규범이 그 구속력을 잃게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오늘의 물질문명이 정신문화를 압도하게 되어 감각적인 가치가 인격적인 가치보다 더 강하게 추구된다는 것이다.

셋째, 방일(放逸)한 자유주의가 도덕적인 몰락을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원래 도덕적인 규범이란 전통문화를 기름으로 하고 삶의 공동체(共同體)를 울타리로 한 등불의 빛을 말한다. 과거에는 우리 전통(傳統)사회를 지배한 다섯 가지 도덕적 규범들을 오륜(五倫)이라고 불렀다. 오륜은 군신유의, 부자유친,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을 말한다.  여러 가지 인간관계에서 의(義), 친(親), 별(別), 서(序), 신(信)이라는 오륜은 전통사회에서 우리의 모든 생활을 지배해 온 도덕적 규범이었다. 이 다섯 가지 규범들은 유교의 기본 개념인 인(仁)이 전제가 되는데, 이는 불교의 자비(慈悲)와 기독교의 사랑과 같은 뜻을 가진 개념이다. 인이나 자비, 사랑이라는 것은 인격(人格)에 대한 경외(敬畏)와 존중 그리고 숭상을 기반으로 한 인간 상호간의 관계를 정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도덕이 뿌리 없는 나무, 모래위에 지은 집과 마찬가지로 도덕이 시들고 무너져버리면 안 된다. 문화의 발전도, 삶의 공동체의 어떤 진보(進步)도 그것이 전통에서 완전히 단절되면 그것은 참다운 발전이 아니다. 오늘날에 와서도 나라에 충성하고 불의와 싸우는 것이 우리의 도덕생활의 기본이 아닐 수 없다.


첫째, 군신유의(君臣有義)는 나라에 대한 충성을 중요한 규범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충성함은 인간에게 요청되는 가장 중요한 도덕적 규범이다. 어떤 형태의 사회적인 생활 집단이든 그 구성원들의 최소한의 충성이 없으면 절대 존속되기 어렵고, 발전하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이웃을 사랑하고 사회에 이바지하며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도덕적 인격의 기본 요소인 것이다. 나라에 대한 충성과 사랑은 인격의 규범이다. 따라서 국가에 충성을 다하고 의를 위해 죽는 것은 영원히 바르게 사는 길이다.

둘째, 부자유친(父子有親)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다. 우리는 부모를 공경하고 소중히 모시는 것을 나라에 충성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시 해왔다. 효도는 전통윤리와 가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충’이 국가 윤리라면, ‘효’는 가정 윤리다. 가정은 인간 공동생활의 기본 단위이고 인간생활의 보금자리이다. 가정을 떠나서는 인간의 삶을 생각할 수 없다. 부모에 대한 효와 나라에 대한 충은 인간의 고양과 성숙과 품위를 위해 불가결한 것이다. 사람됨의 기본적인 조건이다.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어떤 시대, 어떤 환경에 있어서도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 오늘날 같은 비인간화 시대에 있어서 더욱 그 필요성이 커지는 도덕적 규범이라 할 수 있다.

셋째, 부부유별(夫婦有別)은 부부에 관한 것으로 남녀관계 곧 성(性)도덕에 관한 것이다. 아내의 정조와 헌신 그리고 남편의 도리와 사람됨과 인간성이 요람으로서의 가정의 바탕이 된다. 어떤 시대, 어떤 문화이든 도덕의 몰락은 언제나 성 도덕의 타락에서 시작되었다. 만약 남녀 간에 유별의 기본정신을 포기하면 우리 생활에 가장 숭고한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분별과 질서가 남녀관계에서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것이다.

넷째, 장유유서(長幼有序)는 세대 간의 관계에 관한 윤리이다. 기성세대와 자라나는 세대를 연결시키는 윤리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옛것과 새것의 연결이 곧 옛 지혜와 새 지식의 연결, 전통과 발전의 연결, 보수(保守)와 진보의 연결에 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것을 연결시킬 수 있는 생활윤리로서 우리는 장유유서를 중요시해야 한다. 어른들에게 배우고 삶의 경험을 존중하는 생활태도가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현대 국가에서 노인문제는 중요한 사회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노인은 우리의 전통윤리에서 구국의 대상이 아닌 공경의 대상이다. 전통문화 속에 담긴 생활태도, 사고방식, 정신자세, 가치관 등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이 노인들 고유의 역할이다. 연장자를 앞세우고 노인을 공경하는 것은 우리 전통윤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다섯째, 붕우유신(朋友有信)은 신의(信義)와 신뢰(信賴)의 윤리이다. 신뢰는 바람직한 인간관계와 인간다운 삶의 환경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다. 인간사회에서 모든 상호작용은 신뢰를 전제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럴 때 우리들의 인간다운 관계가 이루어지고 삶의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다. 인격의 핵심은 신의이다. 신의가 없는 사람은 상황과 조건의 변화에 따라 흘러가기에 다른 사람들이 믿고 상대할 수 있는 윤리적 실체로서의 인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붕우는 서로 인격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인간들을 말한다. 그 범위는 삶의 상황에 따라 좁힐 수도 있고, 넓힐 수도 있다. 그것은 인격과 인격의 사귐을 말한다. 신뢰는 도덕적인 세계의 첫 번째 주춧돌이다.


나라에 충성, 부모에게 효도, 남녀관계에 분별과 절도, 삶의 경험에 대한 공경, 그리고 이웃에 대한 신의와 신뢰가 모두 우리 전통의 다섯 가지 규범이다. 오륜의 수련을 통해 우리가  인간이 되는 것이다. 도덕적인 인격은 이러한 규범들에 의한 수련의 산물이다. 도덕적 암흑의 극복과 새로운 윤리의 재건을 위해 전통윤리의 새로운 해석과 새로운 적응이 필요하다. 오륜은 우리 도덕생활의 기본적 골격이다. 우리가 개인의 가치를 아무리 존중하도 국가에 충성할 줄 모르면 많은 개인들은 인간다운 삶의 보장을 받지 못하며, 도덕적 인격을 인정받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자유를 숭상해도 부모에게 효도할 줄 모르면 인간성의 요람인 가정에 금이 가고, 안정된 인격의 도야가 어렵다. 우리가 아무리 남녀동등을 외쳐도 남녀관계의 분별을 갖고 절도 있게 규제치 못한다면 도덕적인 타락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가 능력에 따라 인간을 평가한다고 해도 삶의 경험을 더 쌓은 세대를 공경하지 않으면 문화적 전통에서 윤리적 암흑을 극복하기 어렵다. 우리가 아무리 변화의 흐름 속에서 공리적으로 적응해야 된다고 해도 인간관계에서 신의를 지키지 못하면 초시간적인 실체로 도덕적 인격을 이룩하지 못한다.


국가에 대한 충성, 부모에 대한 효도, 남녀 간의 분별 있는 절도, 앞 세대에 대한 공경, 붕우에 대한 신의 등은 우리 도덕생활의 골격이다. 그것은 이 땅에서 나서 이 땅위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길이다. 한국인의 길이요, 이 길을 통해 인류의 길과 만날 수 있다. 

기사제공 : 학교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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