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인곡 전재학(교육칼럼니스트, 전 인천산곡남중 교장)
전 세계적으로 교육선진국들은 공통적으로 유⋅초⋅중등교육은 국가의 완전한 책임 하에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나라에 따라서는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그만큼 교육은 ‘국가백년대계의 근간’이라 믿고 이에 대한 의식에 정부와 국민의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일찍이 2000년 전 호학의 성인 공자가 ‘유교무류(有敎無類)’라 하여 ‘누구나 차별 없이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개인에 따라 가진 것이 있고 없고의 차이와 관계없이 사람은 누구나 인간답게 살아야 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통해 구현해야 한다. 문제는 이것이 개인의 영역이 아닌 국가의 존립 차원에서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의 실현에 주저함이 없다. 대한민국도 2021년 이미 선진국에 진입했다.
최근 우려스러운 소식이 국회로부터 전해져 온다. 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고교 무상교육 거부권은 반교육적 조치”라 강력하게 항의하며 정부가 고교무상교육 국비지원법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포를 촉구하고 있다. 백 의원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교 무상교육을 국비로 보장하는 지방재정교부금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배울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출발선에서부터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데도 교육부가 법안 통과에 유감을 표명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며 “거부권 행사는 고교 무상교육 책임을 방기하고 미래 인재 교육의 기본 틀마저 짓밟는 반교육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렇다. 최근 일부 여당 의원들도 고교 무상교육은 자당이 책임진다는 현수막까지 내걸고 국민에게 자랑하듯이 공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은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 플레이로 지원 법안을 끝까지 반대하고 있다. 이는 참으로 ‘의원 따로’ ‘당론 따로’의 모순적인 행태로 지탄을 받을만하다. 교육을 정치의 수단으로 이용해 포퓰리즘 선전에 활용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미 그 필요성과 중대성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한 마디로 교육은 국민에게 따로 짐을 지우지 말고 국가가 책임을 지고 지원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대한민국의 작년(2024) 총 예산은 약 656조 9천억 원으로, 이는 약 4,920억 달러에 해당한다. GDP(약 2조 달러) 대비 약 24.6%로, 선진국의 평균 수준에 해당한다. 이는 전 세계 주요 경제국들과 비교해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판단의 기준은 각국의 경제 규모나 인구에 따른 비중을 감안하여 예산이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그러하다. 대한민국은 인구 5100만 명으로 세계 12~14위권의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재정 지출의 특징은 점차로 보건복지와 교육에 비중을 두며, 특히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복지 지출이 확대되고 있다.
다른 주요 국가들과의 예산 규모를 비교하고 분석해 보면, 2024년 미국은 약 6.4조 달러(약 8,580조 원)로, 세계 최대 규모로 국방비와 사회복지 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일본은 114조 엔(약 1,080조 원)으로, 고령화 대응과 경제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GDP 대비 예산 비율은 약 21%이다. 독일은 약 5,000억 유로(약 700조 원)로, 에너지 전환과 사회복지 지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독일은 재정 건전성 유지와 환경 정책에 적극적인 편으로 유명하다. 프랑스는 약 3,750억 유로(약 525조 원)로, 사회복지 지출이 전체 예산의 약 55%를 차지한다. 왜냐면 프랑스는 보편적 복지 정책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예산은 대체로 사회복지와 국방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복지 지출은 낮은 편이지만, 향후 고령화 문제와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예산 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변변한 천연자원 하나 없이 오직 인재 육성으로 타 국가들과 경쟁력을 유지하는 입장에서는 고교 무상교육에의 법제화와 지원은 당연히 교육개혁의 우선순위로 국가의 정책과 비전을 수립해야 함을 특히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에의 투자에 결코 인색하지 않기를 제언코자 한다.
.gif)
.jpg)
.jpg){kind=small}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