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교동초등학교는 운현궁, 경복궁, 창덕궁, 종묘 등과 함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며 131년의 시간을 쌓아오고 있는 한국 최초의 초등학교다. 기자의 “좋은 리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란 물음에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협력하는 태도, 혼자 튀지 않고 모두를 뒷받침하며 조용히 이끄는 모습’이라고 답한 김돈회 교장(사진)은 지난 2024년 3월 1일로 취임했다.
▲ 학교의 기본 철학, 이념, 교장 선생님의 교육관을 알고 싶습니다.
1894년 관립교동왕실학교가 모태가 되어 설립된 서울교동초등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초등교육기관으로 올해 개교 13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역사 깊은 학교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자부심이 대단하며 동문회와 지역사회의 신뢰와 탄탄한 지지를 얻고 있는 명문학교입니다.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꿈을 키워가는 미래사회 핵심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전통과 미래의 어울림 교육을 실시하여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적응하고 리더가 되는 인재를 기르고자 합니다.
교육은 우람한 소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추운 겨울에도 대지 위에 곧게 우뚝 서 있고, 사계절 늘 푸르른 소나무는 절개와 지조, 자신감을 상징합니다. 이런 소나무처럼 우리 교동초등학교도 유구한 역사 속에서 윤보선 대통령, 윤치영 초대 내무부 장관, 소설가 심훈, 작곡가 윤극영 등 수많은 인재를 키워낸 초등교육의 전당 역할을 해왔습니다. 우리 학교는 어린이들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능히 견디고 이겨내는 아름드리 소나무처럼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싶습니다.
▲ 본교는 131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특색있는 역사계승교육도 이뤄진다고 들었는데, 전반적인 설명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초등학교라는 자부심을 갖고 학교의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다양한 전통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심미적 감성 역량을 함양하고 있습니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인 만큼 역사계승교육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건물 4층에 마련된 교동초 역사관 ‘나이테 1894’는 2500여점이 넘는 사료가 있는 작은 박물관입니다. 역사관 도우미로 선발된 전교임원 학생들은 후배들에게 학교의 역사와 여러 졸업생의 자취를 후배들에게 안내하며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고 있습니다. 교동인에 대한 약력을 영어로 소개하기 수업도 학생들이 학교에 자긍심을 갖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본교는 종로구 경운동에 위치하여 학교 인근 국가지정문화재(운현궁, 경복궁, 창덕궁, 종묘 등), 인사동과 북촌의 다양한 체험 공방 및 종로구 사립박물관, 정부기관(헌법재판소, 감사원 등)이 도보권에 위치하여 1,2학년 통합교과, 3~6학년 사회과 교육과정 및 창의적 체험활동(진로활동)과 연계한 실제적인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 다양한 지역 연계 체험 활동을 진행하며 살아 숨쉬는 문화예술 교육으로 예술적 감수성을 함양하고 있습니다.
▲ 역사계승교육과 더불어 본교의 특색 프로그램인 국악 수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사업인 ‘예술하나’와 연계하여 전통국악기교육(1,2학년 합창 및 소고, 3,4학년 가야금, 5,6학년 사물놀이)을 연간 25차시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국악기를 선정하여 학년별로 배우는 악기를 지정하여 교동초를 6년 동안 다니면 소고, 가야금, 사물놀이를 모두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일년 동안 전문 국악 강사님과 담임 선생님이 협력하여 수업을 실시하고 학년 말 전교생 예술제인 드림어울마당에서 학급별로 하나의 곡을 발표하며 예술적 소양을 함양하고 무대에 서는 기회를 통해 공동작품이 완성되었을 때 학생들이 느끼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학급 또는 학년 전체가 어우러져 창작하고 표현하는 협력적 예술 활동을 통해 창의성, 사회성 및 협업능력,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고 학생들 개개인의 자신감과 성취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지역연계 교육과정(학교 인근 다양한 지역 자원을 방문하여 이루어지는 학습)과 전통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습니다.
지역연계 교육과정의 경우 실제 장소를 방문하여 이루어지는 학습이라 더욱 실제적이며 실습·체험 중심의 수업이라 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만족도 조사 결과 교원 100%, 학부모 90%, 학생 88%로 만족도가 높음)
전통문화예술교육의 경우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하거나 배우기 어려운 전래동요 중심의 합창, 가야금, 사물놀이 등의 악기를 배우고 학기말에 예술제를 실시해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화음을 맞춰가며 연주하는 협력적 예술활동을 통해 인성교육은 물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저절로 배우고 있습니다.
졸업 후에도 담임 선생님을 찾아와 함께 사물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교육자로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았던 감동적인 순간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 앞으로의 방향.
한때는 인근 학교와 통폐합될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서울형 작은학교 연구학교 지정 및 서울 전역 공동학구제 지정과 더불어 코로나19 시기 소규모 학교 전교생 전면 등교 실시로 학생 수가 180명까지 증가했습니다. 교동초는 학생 한명 한명이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심미적 감성으로 꿈을 꾸는 어린이, 학생수준에 맞는 맞춤형 수업으로 생각이 쑥쑥 자라는 어린이, 전교생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우정으로 어우러지는 바른 인성을 가진 어린이로 키워나갈 것입니다. 전통과 역사가 깃든 교동초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키고 교육 비전에 알맞게 전통을 기반으로 미래를 창조하는 행복 WISE 교동 교육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최초’라는 단어엔 가치가 숨어 있는 법이다. 더해서 ‘단절’로 마무리되지 않고 전통을 기반으로 시간을 쌓아오고 있다면 그 가치는 살을 찌우게 된다. 그래서인지 입구를 지키는 A보안관은 교동초 출신으로 모교에서 근무하는 자신에 대해 큰 자랑스러움을 보였다. B보안관은 “학생들이 등교할 때, 몇 번째로 등교했는지 말해주면 좋아해요.”라며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보안관 두 분의 파트너십은 ‘안전’이란 키워드가 교육계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 전통과 역사가 깃든 교동초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는 학교가 추구하는 전통을 기반으로 만들어 나가는 자기다움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김주택 교감은 “본교로 부임된 뒤 관람한 역사관에서 험난한 상황속에서 생명과 새싹이 움트는 이미지를 느꼈다.”고 말하며 수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교육과 그 시간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육은 정체성을 만든다.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일도 과거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유구한 역사를 버텨온 교동초가 과거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처럼 보이는 이유가 된다.
그러니 앞으로도 지역연계와 전통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이 더 확대되어 김 교장의 바람처럼 교동학생들이 우람한 소나무같은 인재로 성장하길 응원한다.
▼ 『나이테 1894』역사관에서 전통 찾기 역사교육을 받고 있다.
▼ 교동드림어울마당에서 교동초 학생들이 사물놀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 교동초 학생들이 보안관에게 전달한 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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