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학계열 대학원에 입학한 이후 졸업하지 않은 학생이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교육통계 연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공학계열 대학원의 입학생 대비 졸업생 비율은 68%로, 10명 중 3명 이상은 졸업하지 않거나 졸업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나. 실제로 입학생과 졸업생 수 차이가 9555명으로 1만명 가까이 벌어진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밝혀져.
1만명에 가까운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졸업 외에 어떤 경로를 택했는지는 집계되지 않지만 지난해 기준 국외에 체류 중인 이공계 대학원생은 9332명으로 해외 유학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이공계 학생들이 국내 석박사 학위를 포기하고 유학을 택하는 것은 해외, 특히 미국 대학원의 풍부한 지원과 해외 학위 취득 시 국내보다 글로벌 빅테크 취업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김찬호 대학원생노조 정책위원장은 “지도교수가 인건비를 지급할 수 없으니 먼저 유학을 권유했다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하며,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의 생계와 연구 성과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과 교수진의 과제 수주 능력에 달려있지만, 지난 2023년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과제가 없어지자 일부 연구 인력은 학교를 떠나야 했던 현실 전해.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예산과 연구과제 급변경이 국내 연구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어.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자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부풀었지만 학계는 최근 여건이 오히려 과거보다 더 나빠졌다고 입을 모아.
이 같은 문제의 근본적 배경은 국내 대학에서는 교수가 연구비 대부분을 경쟁 과제를 수주해 마련하는 데 있어. 국내 대학원생들은 교내외 장학금을 제외하면 교수가 나눠주는 인건비 등으로 생계를 충당하는 게 현실. 그 결과 이공계 대학원생 상당수는 지난 2013년 도입됐다 사라진 임금 하한선(석사 80만원, 박사 120만원)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 많아.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연구과제가 예산 삭감이나 우선순위 조정으로 사라질 때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학 내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실정. 국내 32개 기초연구 관련 학회와 단체가 모인 기초연구연합회는 연구 생태계 복원을 위해 6000억원 이상을 즉각 투입해 과제들을 복원해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 이어져.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연구자들이 차질 없이 계획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도 R&D 예산은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수치로 전면 복원해야 한다”고 입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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