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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대표발의한 아동·노인·장애인 학대 관련 법 개정안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개정안은 아동·노인·중증 장애인 등에 대한 학대가 의심될 경우 제3자가 타인 간 대화를 몰래 녹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를 법적 증거로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 법안은 아동학대처벌법, 노인복지법, 장애인복지법, 통신비밀보호법 등이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교총은 “몰래 녹음 합법화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국 모든 유·초·중·고 학생들이 수업 중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해 법적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이로 인해 교실이 신뢰와 학습보다는 불신과 감시의 공간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총은 또 몰래 녹음으로 인한 교육 현장 혼란과 부작용을 우려했다. “녹음 우려는 교사의 교육적 상호작용을 위축시키고, 특수·통합교육에서도 장애학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해 통합학급 기피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법원 판례에서도 수업 중 교사의 발언은 ‘공개되지 않는 대화’로 판단돼 몰래 녹음 증거능력이 부정된 바 있다.

교총은 몰래 녹음을 근거로 한 신고 증가 가능성도 문제 삼았다. “악성 민원과 무고성 신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교육 현장 안정성이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며, 교사가 무혐의·무죄 판결을 받아도 명예 훼손, 정신적 피해, 인사상 불이익 등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교실은 감시의 공간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과 배움을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며 “입법 과정에서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반드시 반영되고,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