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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첫해를 평가한 교육부와 교원단체의 대규모 설문조사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나면서 제도를 둘러싼 정부와 학교 현장 간 인식 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교육부는 학생과 교사 모두 긍정적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반면, 교원단체는 혼란과 부담이 더 크다는 응답이 절대 다수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25일 공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고1 학생의 63.7%, 교사 77.0%가 올해 학점제 기반의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학생의 74.4%는 희망 과목 선택이 가능하다고 했고,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63.7%였다. 진로·학업 상담, 진로 탐색 기회 등 학생 지원 체계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의 학생이 만족한다고 답해 교육부는 “학점제가 첫해 안착 중”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반면 전국 고교 교사 4천60명을 대상으로 한 교원단체의 설문에서는 학점제가 “학생과 학교 모두에 혼란을 초래한다”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과목 선택 스트레스·학습 불안 증가(90.0%), 공동체 약화(87.3%), 사교육 및 격차 심화(87.4%) 등이 대표적이다. 교사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기보다 학생들이 입시에 유리한 과목으로 몰리며 특정 과목 쏠림만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핵심 정책인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에 대한 평가는 더욱 극명하게 갈렸다. 교육부 조사에서는 학생 67.9%, 교사 70.0%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지만, 교원단체 조사에서는 77.1%가 “실효성이 없다”고 응답했다. 교사들은 “15시간 보충으로 누적된 기초 결손을 메우기는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과목 선택권과 개설 충분성에서도 두 조사의 온도 차는 컸다. 교육부 조사에서 학생들은 선택권 확대를 학점제의 가장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지만, 교원단체 조사에서는 조기 진로 결정 압박(90.6%)과 원하는 과목 부족(38.9%)을 호소했다. 농산어촌·소규모 학교일수록 선택권이 제한되며, 일반고에서도 경쟁 때문에 진로 관련 심화 과목이 기피된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