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사이 우리나라 청소년 우울증 환자가 네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통계는 우리 사회에 깊은 충격을 던짐. 이는 단순한 보건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가 정신적으로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 과거 청소년 우울증의 원인을 주로 입시경쟁 탓으로 돌리던 시각에서 벗어나, 오늘날에는 사회·환경·디지털 미디어 등 복합적 요인이 청소년 정서에 중첩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음.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비해 교육부의 대응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 상담 시간 확대, 상담 인력 배치 강화와 같은 기본적 조치만 반복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사실.청소년 우울증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보다 근본적인 대책 대신 익숙한 처방만 내놓는 교육정책은 책임 회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움.
학교 현장도 예외는 아님. 상담 프로그램 이외에 어떤 근본적 개선 노력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넓은 시야에서 청소년의 정서 환경을 제대로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적 개입을 모색하는 일. 예를 들어 영국과 프랑스처럼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스마트폰은 자극적 콘텐츠, 유해물질·도박 정보 등 각종 위험요소에 노출되는 창구가 되고 있으며, 이는 청소년기의 정서적 불안과 우울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
또한 단순히 성적 중심의 교육 구조가 만들어내는 좌절감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도전을 극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환경이 필요. 이는 단순한 상담이 아닌, 학생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장기적으로 정서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과 배치가 병행될 때 비로소 가능함.
특히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들에게 충분한 보호 장치 없이 ‘자율’만을 강조하는 접근은 한계가 큼. 오히려 더 강력한 법과 제도적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청소년 우울증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될 수 있음.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 교육부와 학교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대책을 넘어, 청소년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보호 체계를 고민해야 함. 지금 필요한 것은 ‘양적 확대’가 아니라 ‘근본적 변화’. 우리 미래세대가 더는 고통 속에서 방치되지 않도록, 교육정책 전반의 재설계가 절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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