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유아 영어 사교육 열풍의 대표적 현상인 이른바 ‘4·7세 고시’를 막겠다며 전담 조직까지 꾸려 단속 강화에 나섰음. 겉보기에는 그럴듯한 성과를 낼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사교육 현장은 교육부의 조치가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우회로를 만들어내고 있음. 학원들은 ‘반 배정’, ‘행동 관찰’, ‘상담’ 등 이름만 바꾼 편법 레벨테스트들을 앞다투어 도입하고, 이를 대비하는 또 다른 형태의 사교육마저 확산되는 실정임.
그럼에도 교육부가 내세우는 대응은 ‘지도·감독 강화’ 수준에 머물고 있음. 교육부는 편법 운영이 명백히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법적 제재조차 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는 그대로이며, 단속의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려움. 결국 이번 단속 강화 조치는 큰소리로 엄포만 놓고 실질적 변화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실상 ‘보여주기식’ 대책에 가깝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움.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돼 왔다는 점임. 교육부는 매번 단기 처방만 제시한 채 장기적인 구조 개선책은 내놓지 못했고, 그 사이 사교육 시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더 교묘하게 진화해 왔음. 정작 교육부가 나서지 않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님.
이제 교육부는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식의 공허한 메시지에서 벗어나야 함. 유아 영어 사교육 문제는 단속의 강약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 입시 구조·영유아 교육정책·학부모 불안 심리 등 복합적 요인에 대한 근본적 접근이 요구되는 문제임.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사교육 시장은 앞으로도 새로운 편법을 만들어내며 악순환을 반복할 것임.
교육부가 진정으로 사교육 의존을 완화하고 유아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할 의지가 있다면,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는 ‘반짝 단속’이 아니라 장기적·체계적 로드맵부터 제시해야만 함. 지금과 같은 조치는 문제 해결은커녕 정책 신뢰마저 잃게 만들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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