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전면 시행되는 학생맞춤통합지원, 이른바 ‘학맞통’ 제도는 위기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을 연계하겠다는 취지로 출발. 학습 부진, 정서 문제, 가정 환경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돕겠다는 목표 자체는 분명 의미 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 제도가 또 하나의 ‘교사 부담 정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
학맞통은 학생의 학습·복지·건강·진로 문제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제도.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각종 지원 업무가 고스란히 교사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 교사는 수업과 생활지도만으로도 벅찬데, 가정 환경 파악, 복지 연계, 심지어 가정 방문과 행정 업무까지 떠맡고 있음. 이는 교사의 전문성을 살리기보다는 소모시키는 방식에 가까워.
일부 연수에서 학생 집 화장실을 수리해주거나 학생과 외식한 사례가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는 이야기는 씁쓸함을 넘어 우려를 낳고있음. 물론 교사의 헌신을 폄훼할 수는 없음. 그러나 교육의 본질은 교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지 않음. 교사는 교육 전문가이지, 복지·시설·행정의 만능 해결사가 아님.
더 큰 문제는 준비 부족. 제도의 취지에 비해 인력과 시스템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채 시행이 앞서고 있다는 것. 과거 AIDT나 고교학점제가 충분한 준비 없이 도입돼 현장 혼란을 겪었던 전례를 떠올리면, 학맞통 역시 같은 길을 걷지 않을지 우려됨.
학생 맞춤형 지원은 반드시 필요. 그러나 그 성공의 전제는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지 않는 데 있음. 전문 인력과의 명확한 역할 분담, 단계적 시행, 현장 의견 반영 없이 학맞통은 이름만 남은 제도가 될 가능성이 큼. 교사가 본업인 교육에 집중할 수 있을 때, 학생을 위한 진정한 맞춤 지원도 가능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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