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미래교육의 새로운 지평ㆍ도전ㆍ혁신
박은종 (공주대 겸임교수 / 사회교육학 박사)
I. 들어가는 글
21세기 지구촌의 주역으로 살고 있는 우리는 문명사적 전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고 있다. 현대 사회는 지식과 정보가 폭증하고 시시각각 사회 변동이 숨 쉴 틈도 없이 소용돌이치는 역동적 사회인 것이다.
이제 대망의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조석모개로 변덕을 부리지만, 자연의 섭리는 오묘하여 한 치의 거스름이 없이 무념무상으로 잘도 돌아간다. 돌이켜보면, 2000년 새 천년 맞이 야단법석을 떤 것이 엊그제 일 같은데 어느새 10년 이상 지났다. 이제는 그나마도 감각이 무뎌지고 시들하거니와 도대체 우리는 뉴 밀레니엄이라고 일컫는 새 천년, 2000년대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다리고 또 기대를 걸었을까? 그저 우리가 제멋대로 만든 숫자라는 의미밖에 없는데 괜히 법석을 떤 걸까? 그리고 12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돌아본 2000년대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2000년대는 정말로 새로운 세상이 시작될 것 같은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정작 21세기가 시작이 되고 12년이나 지나 보니 가뜩이나 어려워진 살림에 그 새 천년 타령으로 그렸던 장밋빛 꿈은 다 바래버렸고, 여전히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밖에서 어떻게 호들갑을 떨든 우리 대부분은 별다른 생각 없이 살고 있다.
세상의 필부(匹夫)인 우리는 여전히 어제오늘 일이 아닌 번거롭고 헝클어진 일상에 매달린다. 우리는 매일 저녁 반찬거리 걱정부터, 수해 겪은 뒤 천정부지로 뛰기만 하는 채소 값 걱정, 오르지 않는 아이들 성적 걱정에 하루를 보낸다.
한국에서 최근 제18대 대통령 선거 과정의 이전투구를 보면서 해가 가도 수십 년이 지나도 그 모양 그 꼴인 정치판을 한심해 하며, 이제는 조금 시름을 던 경제위기를 옛말 삼아 나이 들어가는 것을 한탄하며 세월을 보낸다. 왜 우리 선거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선거와 근본적 문화가 다른가에 대한 풀지 못한 고민을 우리 모두는 가지고 있다.
그러다가 문득 학생들 장래에 생각이 미치면 미래가 보일듯하다가도, 당장 코앞에 닥친 시험이나 오르지 않는 성적 걱정에 빠지고 만다. 하기는 바로 그런 오늘의 하루하루, 지난날들이 쌓여야 미래가 열릴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저 현실에 수긍하고 적응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해왔다. 그러면서도 보통 사람들 삶 안 깊숙한 곳에서 오롯이 변화는 일어났고, 그 변화의 끝에 우리는 서있다. 누가 뭐래도 참으로 복잡다단하고 다사다난했던 한 세기가 지나고 새로운 세기 즉, 21세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것이다.
21세기는 숫자로만 새로운 세기일 뿐 아니라, 말 그대로 새로운 세상이 될 조짐이 가득하다. 그것도 흔히 말하는 ‘새로운’ 정도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세기말에는 꿈조차 꿀 수 없었던, 아니 그 이전 세기마다의 변화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질적으로’ 다른 세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세상을 가져올 미래는 이미 우리 안에 시작되고 있다. 이제 이런 저런 새로운 ‘멋진 새 세상’에 대한 교육적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
진정으로 21세기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과 시스템에 대해서 교육자는 물론 전 국민 모두가 깊은 고뇌와 숙고를 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Ⅱ. 21세기 사회와 교육의 패러다임(Paradigm)
가. 세계화의 흐름과 글로벌 일일생활권화
지구촌 시대인 오늘날 우리는 이미 세상이 한마을처럼 가까워진 지구촌화된 삶을 살고 있다. 세계가 1일 생활권인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세계화는 이미 많이 진척되었고 이 현상(세계화 신드롬)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고, 앞으로 점점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우리는 이제 미국 대통령 선거, 아프리카 분쟁, 북한의 동향 등에 관한 소식을 아침, 저녁으로 그때그때 바로 바로 보고 듣는다.
한국의 학생들은 인터넷 전자오락에 심취해 세계의 앞 순위를 우리 젊은이들이 차지한다고 한다. 이들은 아침저녁으로 온갖 정보를 컴퓨터라는 요술 상자에서 낚고, 또 뿌린다.
이제 이 세상에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천재는 없고 독불장군도 없다. 온 세계가 촘촘한 거미줄처럼 연결된 관계에 얽히고설키어 물건만 사고파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 오가고 정보가 오가고 한다. 여기서 제대로 한 몫 하려면 그 알량한 반에서 일등, 전교에서 일등 갖고는 어림도 없다. 그야말로 세계에서 일등, 아니면 어디 내놓아도 관심을 끌만큼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사람 아니면 이겨내기 어렵다. 그만큼 어렵고 힘든 경쟁이 또한 이 지구촌화된 세상의 어두운 다른 면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잘 알다시피 정보통신의 발달이다. 이제 정보통신 기술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그리고 우리 온 삶을 흔들어 놓을 만큼 깊숙하고도 넓게 발달하고 있다. 특히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저 편한 맛에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에 다가가는 어른들과는 다르게,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존재방식과 삶의 방식조차 바꾸어 놓고 있다. 흔히 말하는 ‘디지털 혁명’이라고까지 불리는 통신수단, 방식, 내용의 변화는 눈부실 정도다. 이것을 부추기는 것이 매체환경의 변화다. 라디오 연속극에 귀를 기울이다가, 레슬링 중계를 온 동네가 모여서 TV로 보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케이블에 위성에,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한 채널까지 생겼다. 또 영상의 기술도 어찌나 진보했는지, 요즘 웬만한 영화나 CF, 뮤직 비디오에서 컴퓨터 그래픽 등의 첨단기술로 그럴싸한 가상현실을 만드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예전에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이른바 ‘특수’효과는 이제 웬만한 영화에서는 흔히 쓰이는 ‘일반’효과가 된 지 오래다. 이쯤 되니 이렇게 만들어진 가상현실은 진짜 현실을 능가하고 그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현실보다는 사이버 공간이 더 익숙한 세대다. 예전에는 미디어는 메시지다, 하면서 그 매체가 변하면서 수단으로써 뿐 아니라 그 안에 나름대로의 내용, 이데올로기가 담긴 것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요즈음은 그야말로 미디어는 ‘마사지’다. 우리 영혼을 잠재워 아무 생각 없이 그 안에 푹 빠지게 한다.
(중간 생략)
Ⅴ. 맺고 나오는 글
사실 오래 전의 산업화 시대에는 이스라엘 속담에서 나온 이런 얘기가 가슴 찡하게 통했다.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징징대더라도 물고기를 잡아주면 안 된다. 제 먹을 것 스스로 마련하는 일을 배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세계화ㆍ지식정보화 시대에 들어서면 이것만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오늘날 우리가 해야 하는 교육은 저 ‘어린 왕자’로 유명한 생텍쥐페리의 다음과 같은 말과 같은 교육이다. “배가 필요하다면 사람들에게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 배로만 바다로 나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바다를 미치도록 그리워하게만 하라. 그러면 어떻게 해서든 바다로 나갈 것이다.” 창의성이 미래 교육의 열쇠인 것이다. 요컨대 세상에 대한, 사람에 대한 미칠 듯한 그리움, 타는 듯한 갈증의 목마름을 가지게 하면 된다.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질풍노도같은 그 무엇을 위해 열정을 바쳐야 한다. 그럴 때 창의성, 탐구력, 문제해결력이 배양되고, 나아가 고급 사고력(high level thinking)이 길러지는 것이다. 하고 싶은 학습을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하는 게 참된 공부이다.
그러려면 우리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부터 달라져야 한다. 교육은 결국 미래지향적 활동이며 자라나는 세대에 대한 희망이다. 미래와 국가에 대한 투자이며 지원이다.
그리고 물은 아래로 흐른다. 따라서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올곧은 생각과 행동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 바람직한 앞날을 이들과 함께 하고 미래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함께 열어갈 수 있다.
결국 우리 교육의 초점은 창의력 배양이고 그 대상은 미래의 주역인 우리 학생들이다 그들이 세상을 그리워하고, 지식을 그리워하고, 배움을 그리워하고, 사람을 그리워하는 참다운 교육을 위해 너와 나, 우리가 되어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교육! 초심으로 돌아가 기초ㆍ기본을 다지고 주어진 틀에서 벗어나 창의성, 창의력을 발현하는 것이다. 분명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이 새로운 교육, 창의성 발현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진정 21세기 미래 사회의 교육은 교수자, 학습자, 교재(교육과정) 등 교육의 삼 요소는 물론, 이에 관련된 학습 환경, 사회 환경 등의 획기적 변화와 혁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람과 체제, 사회 시스템(system)이 진부함과 상투적인 것에서부터 탈피하는 것에서 출발하여야 할 것이다.
생략된 내용은 <학교운영위원회> 2013년 1월호에 있습니다.
.gif)
.jpg){kind=small}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