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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비리 약점잡고 교원정책 정부 맘대로

교육현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잇따른 교육비리로 숨죽이던 교육계의 참았던 불만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교육비리 척결을 명분으로 교원정책부터 교육자치의 근본까지 송두리째 흔들고 나선데 대한 반발이다.

경찰과 검찰,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등 사정기관들이 총동원 돼 교육계를 두들겨 대고 한켠에서는 교과부가 잔뜩 주눅든 교육현장을 향해 민감한 정책들을 마구잡이로 쏘아대고 있다.

수련활동을 비롯 방과후 학교 및 일부 납품비리가 발생하자 교과부는 교장공모제 50% 이상 확대라는 초강수와 함께 학교장 재산 공개등으로 교육 현장을 뒤흔들어 버렸다.

공정택 전교육감 비리사건이 터지자 기다렸다는 듯 교육감 선거방식을 바꾸겠다고 나섰다.

이 뿐 아니다. 교육비리 척결을 명분으로 교육전문직과 지역 교육청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추진되고 있다.

고교 수준별 수업 강화, 교사 수업공개 의무화, 교원평가결과 인사 및 보수 반영 검토 등 민감한 정책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도 요즘이다.
일선 교육계에서는 “일부의 비리를 전체의 문제로 호도하고 여론몰이식 수사와 발표로  대다수 선량한 교사들까지 비리집단으로 내모는 듯한 인상을 지울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최대 보수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은 이달 말까지 정부의 교육정책 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또 교장자격 연수를 받는 교원들은 공모제 확대 정책에 반발, 수업거부 움직임 등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초중고 교장단들 역시 공모제확대 등 정부정책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교장공모제 확대, 수업공개 의무화, 교원평가 인사보수 반영 검토등 일련의 교원정책이 교사들의 강한 저항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교육청 개편및 교육감 선출방식 변경등도 교육계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정부는 공정택 전 서울교육감 수사가 시작되면서 교육감 권한 약화및 선출방식 변경 등 민감한 정책을 서론하기 시작했다. 교육감비리가 선출 방식등 제도의 잘못에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임명제 및 러닝메이트제 등 민감한 이슈를 공론화 시켜나갔다.

또 그간 교육계의 반발로 추진하지 못했던 지역교육청 개편정책도 일사천리로 밀어붙여 이 달만 정부안을 마련한뒤 6월까지 관계법령개정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정부안의 핵심은 지역교육청을 종전 관리 중심에서 현장 수업 지원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것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전문직들의 예산, 인사등 행정권을 약화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교육장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확대와 절묘한 타이밍으로 교육청 개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교원평가제나 수업공개도 마찬가지다. 그간 여러차례 추진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정부는 이참에 교원평가 결과를 인사와 보수에 반영하는 방안까지 내심 기대하고 있다. 보수진영의 한 교육감 후보는 교원평가를 통해 교원 10% 퇴출까지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수업공개도 교과부의 강공 드라이브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이제는 온라인 수업공개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교육현장의 여론수렴 없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주요 정책들이 결정되곤 한다. 교원단체들이 학습권 침해소지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지만 눈하나 깜짝 않는 분위가다. 이제껏 교원들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정책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한건주의로 치닫는 교원 옥죄기식 정책이 얼마큼 효과를 거둘수 있을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