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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지금…" 정치적 의도 경계

김경회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의 교육청 조직 개편안에 대한 논란으로 서울 교육계가 내홍을 겪고 있다.

그동안 운용돼 왔던 교육청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 정책역량 및 교육행정지원기능을 강화 하겠다는 방침에 교육위원회 진영을 비롯 일선 교육계가 강하게 반발함으로써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조직 개편안이 내부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기습적으로 발표된데다 교육현장 니드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내년 6월 새로운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굳이 지금 시점에서 조직개편을 단행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임갑섭 교육위원회 의장은 “진행절차가 비민주적이고 졸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며 “내용에 문제가 많아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위원회와 구체적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데 대해 교육청측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조직 개편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부서의 의견을 수렴, 협의를 거쳐야하는데 이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보통 20일 기간을 두던 행정예고기간을 10일로 단축하는등 절차와 시기, 내용에 있어 모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3명이던 초등출신 과장급 보직을 1곳으로 축소하고 교원정책과를 폐지한 것과 관련해서는 ‘초등 홀대’라는 지적과 함께 인사정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반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교원정책과 폐지는 조직개편 논의과정에서 구체적 언급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청 실국장들조차 조직개편 발표가 임박해서야 전체적인 윤곽을 알수 있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조직진단을 의뢰했던 외부 전문기관들 조차 ‘인사기능이 분산되면 일관된 인사정책과 조직운영이 곤란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때문에 교원정책과 폐지는 좀더 신중한 검토를 거쳤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교육현장에서는 이참에 교육청 조직을 초등교육국과 중등교육국으로 각각 분리, 교육정책의 현장 적합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지금처럼 장학, 인사, 교육과정, 예산지원등을 각개전투식으로 운영하기 보다는 고유의 전문성을 보장하고 책무성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주장이다.

조직개편에 대한 찬성론도 만만치 않다.

일선 학교장들중 상당수는 이번 조직개편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서울시민들의 바람을 반영하려 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초중등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를 신설한것도 방향을 잘았다는 것이다.

한편 시교육청측은 "조직 개편을 둘러싸고 갈등이 있는 것처럼 외부에 비춰져 대단히 안타깝다"면서 초등교육계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배려하는등 수습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정택 교육감 퇴진 이후 권력 공백기라는 미묘한 시점에서 단행된 교육청 조직 개편은 앞으로 이어질 인사개편과 직접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 파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