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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위주 교육땐 사교육비 부담 오히려 늘 듯

자율형사립고 선정을 앞두고 진통이 거듭되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보수성향의 인사들로만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반발을 사고 있는가 하면 재정자립도가 기준에 미달하거나 학사운영 비리로 논란을 일으켰던 학교들이 대거 신청, 자격시비마저 일고 있다.

특히 당초 정부가 의도했던 것보다 적은 41개교만이 신청함에 따라 올해 30곳을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하려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칫 목표치에 급급, 실적위주로 선정하다 보면 부실 지정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것 이라는 지적이 나오는것도 이 때문이다.

자율형사립고가 입시 위주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교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갈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렇게 되면 사교육비 부담은 오히려 더 늘어나는 역기능이 예상된다.

교육전문가들은 자율형 사립고의 도입취지를 살리고 고교교육 다양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한 질관리로 국민들의 믿음를 얻어 내야할것 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자율과 경쟁이라는 정책 방향과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정책 목표는 현실적으로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고전제하고 "국제중, 자율형 사립고, 기숙형 공립고 설립으로 사교육을 부추기면서 사교육비 경감을 말하는 것은 공허한 논리"라고 꼬집었다.

지난 22일 서울에서는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자율형사립고 심의위원을 선정한데 항의, 현직교육위원이 교육감 집무실에서 농성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최홍이의원은 “자신을 심의위원에서 배제시킨것은 자사고에 비판적인 위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의도”라며 교육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자율형사립고를 신청한 학교들의 부실한 재정상태 역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전교조는 최근 "현재 자율형 사립고 전환을 신청한 학교는 41곳으로 이중 27곳인 66%가 신청자격 미달로 드러났다"며 "자사고 100개라는 공약이 얼마나 허황된 공약인지를 알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실제 등록금 대비 전입금 비율이 1%에도 못미치는 학교가 수두룩 하다는 것이다.

자율형 사립고 신청이 서울을 제외한 다른 시ㆍ도의 외면으로 '반쪽 자율고'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많다.

교과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자율고 전환 희망 학교는 총 41곳으로 집계됐다. 국내 665개 일반계 사립고의 6.7%에 불과한 수치다. 서울의 경우 30곳이 신청했을뿐 나머지 시ㆍ도는 1~3개교만 자율고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공모절차가 이미 끝난 울산, 전남, 제주에서는 신청 학교가 단 1곳도 없었고, 대상 고교가 79곳이나 되는 경기 지역도 안산 동산고만 신청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