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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올해 63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사이버가정학습 콘텐츠 개발을 둘러싸고 졸속 논란이 일고 있다.

학술정보원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초중고교의 국어, 수학, 고학, 사회, 영어등 모두 5개교과 7개과제를 개발, 9월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방침이다.

기존에 개발된 사이버 가정학습 콘텐츠가 기본, 보충, 심화학습간 연계가 부족하고 상당수는 콘텐츠의 내용과 기능이 낙후돼 학생들이 활용하는데 문제가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콘텐츠 개발기간이 짧은데다 주어진 예산도 턱없이 부족해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 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특히 컨텐츠의 소유권을 정부가 갖는 방식이어서 개발이후 꾸준한 업데이트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학술정보원은 오는 3월까지 개발사업 신청을 받아, 업체를 선정한뒤 오는 8월까지 컨텐츠 개발및 검수를 완료, 9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교육용 컨텐츠 개발에 수년씩 걸리는 경우도 많다면서 5개월여 만에 개발과 보급을 완료하겠다는 것은 교육적 고민보다 일단 만들고 보자는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예산부족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학술정보원이 제시한 콘텐츠 개발 비용은 모두 63억원. 그러나 이를 학년과 과목으로 세분화 시킬 경우 한 과정당 투자되는 금액은 평균 1억원 정도.

업계에서는 이전도 금액으로는 우수한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것은 질적인 부분을 담보할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보통 적게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까지 개발비가 소요되는 현실과는 동떨진 예산책정이라는 것.

특히 납품후 저작권을 국가에 귀속해야 하기 때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한다면 ‘질보다 돈을 많이 남겨주는 콘텐츠’를 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전문가들은 "정부가 콘텐츠 개발을 직접 주관하지 말고, 능력있는 교육 업체들이 사교육보다는 공교육을 위해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 환경을 만들어주는것이 중요하다“고입을 모은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우수한 콘텐츠들이 공교육에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학교 또는 교사 개인별로 콘텐츠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해주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정부가 각종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막대한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교육의 실질적 내용에 해당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여전히 저작권을 소유하고 ‘납품’방식의 개발을 유도한다면 공교육의 신뢰회복은 그만큼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