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대구중앙고등학교(교장 최진연·사진)는 근면·성실·건강이라는 건학 이념 아래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아우르는 창의 인재를 육성하는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이 곳은 대구 수성구 유일의 선지원일반고이며, 다양한 교내 특색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더 나아가 교사들의 탁월한 진학지도로 매년 대학진학률이 최고를 경신하는 등 남다른 성과를 자랑한다.
대구중앙고에서는 젊고 유능한 교사확보와 함께 교사들의 탄탄한 진학 정보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만 해준다면 대학으로의 관문이 밝다고 자부한다. 체험교육을 비롯한 인성교육도 우수하다. 학교라는 인재를 양성하는 집합소에서는 내면도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대구중앙고의 교육 철학이다. 이 외 수준별 교육지도, 인문학 기행, 진로탐색 창의적 체험 활동으로 학생들은 몸과 마음을 수양하면서 자신들의 꿈꾸는 대학진학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다.
인문고전문학 기행으로 내면적 가치 향상에 중점
본교는 엄청난 교육열을 자랑하는 수성구 내에서도 인문학적 소양을 중시하는 몇 안되는 학교다. 타고난 실력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인성을 바로잡고 내면의 가치를 닦아가는 것 역시 학교 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본교에서는 학생들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더 넓어지고 커졌으면 하는 마음에 방학 중은 물론이고 학기 중에도 기간을 활용해 인문고전 문학기행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러시아 문학의 거장을 만나다'를 주제로 학생 23명과 인솔 교사 2명 등 문학 체험단을 구성해 8월 23일부터 28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일대를 찾았다. 해외 문학 기행은 이번이 세 번째. 2013년 열하일기를 쓴 박지원 선생의 발자취를 더듬어본 중국 문학 기행을 다녀왔고, 지난해 일본 문학과 윤동주 시인의 양심을 찾아가는 일본 문학 기행을 진행했다.
이번에 러시아 문학 체험단에 선발된 학생들은 사전에 러시아 문학과 문화, 역사 등에 대해 충실히 공부했다고 한다. 기행단 일행은 러시아 문학박사 학위를 가진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인류학 박물관 관람을 시작으로 여름궁전, 도스토옙스키 문학기념 박물관, 마린스키극장 등을 둘러봤다. 모스크바에서는 톨스토이 박물관, 베데엔하 우주박물관, 푸시킨 동상과 카페, 참새 언덕 등 다양한 곳을 탐방했다.
학생들 상당 수 문학 기행을 계기로 생각과 시야가 더 넓어졌다고 전했다. 톨스토이 단편선을 즐겨 읽는다는 2학년 강규진 학생은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톨스토이 박물관을 꼽았다. 그곳에서 톨스토이의 친필 원고와 유년 시절 사진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잘 보존된 문인들의 생가와 흔적들을 정리해둔 박물관을 보니 러시아인들이 얼마나 자국 문학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며 "우리도 우리나라 문인들을 아끼고 세계적으로 알려나가는 데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중앙고 최진연 교장은 "학교 안에서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체험을 통해 세계관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문학 기행이 관련 교과학습 뿐 아니라 '세계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중앙고는 앞으로도 문학 기행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올 2학기에는 국내에서 이효석 문학 기행을 다녀왔다. 대구중앙고 관계자에 따르면 "2016학년도 해외 기행은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잉글랜드와 해리 포터 시리즈의 배경이 된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한 영국 문학 기행을 고려 중에 있다"고 밝혔다.
수준 별 교육으로 학습능력 상승
본교는 수준 별 교육이 특화되어 있다. 이 말인즉슨, 수준 별 수업을 시행이 아닌 정규 수업 외 학생들의 능력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수준 별 교과 특색반을 구성해 체계적 성적 향상 프로그램이 상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능력에 맞는 수업을 선택해 공부 할 수 있으며, 수성구 명문학교 학생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유리한 내신 성적도 선점할 수 있어서 최근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호응도가 높다.
이 곳에서는 교과 심화반을 통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교육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초튼튼반에서는 교과학습부진 학생들의 학습 결손 예방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교육 사각지대에 소속된 중위권 학생들의 실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노력의 중심에는 대구중앙고의 야심찬 드림하이반 운영으로 노력의 성과가 펼쳐지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모의고사 4,5등급을 받은 중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등급 더 올리기'라는 목표 아래 중위권 학생들의 수준에 적합한 수업이 이뤄진다. 이 반의 학생들은 자신이 부족한 과목에 대한 체계적인 수준 진단형 학습진단을 받고 있어서 학습 성과가 매우 높다는 것이 중앙고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구 중앙고등학교는 체계적인 2012년 일반고로 전환된 이후 국내 상위권 명문대학률이 해마다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일반계고 전환 4년 만에 이뤄낸 최상의 성과가 아닐 수 없다. 2015년 입시에서 사상 처음으로 서울대 입학생을 배출했고, 연세대 2명, 고려대 3명 등 10위권 안에 드는 명문대에 28명이 입학하는 성과를 도출했다.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대구교대, 경북대 등 지방거점 국립대에 35명이 입학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하나 눈길이 가는 점은 2016년 입시에서 일반계고 전환 이후 처음으로 대입 수시전형을 통해 의대와 포항공대를 비롯해 유수명문대에 3명의 학생이 1차 합격했고 수능 최저 등급 커트라인만 맞추면 되는 등 최종 결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이제 더 이상 일반계명문고 및 자사고 진학이 명문대 진학과 직결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대구중앙고는 사립고의 장점과 일반계고의 장점 자율고의 장점을 녹여낸 집합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계고로의 전환을 위해 거의 10여 년을 노력해왔고 그 결과 체계적이고 탄탄한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 선택권이 있다. 그렇다보니 중학교 때와는 달리 자기 동기부여를 통해 고등학교 때는 우수한 학습태도를 가지는 학생이 상당히 많아 예전에 상고였던 시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학교분위기가 밝아졌다고 얘기한다.
최진연 교장은 "이처럼 우수한 성과들이 만들어진 것은 밤낮으로 학생들의 진학지도를 위해 고민하는 교사들의 노고가 아니었다면 이뤄내지 못할 성과"라고 얘기하면서 교사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최 교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성과는 스스로의 마인드에서 결정된다”고 얘기한다. 비단 사람은 어떠한 결과물에 있어서 노력보다 더 많은 성과를 요구하게 된다며 “내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 지는 성과를 겸손히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덧붙여 학생들은 “학교에서 그동안 배웠던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더불어 함께하는 지성인으로 성장”해주길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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