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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장치 없이 유기물 등 폐수 모아 보관
냄새나는 무기물, 산과 만나면 폭발 위험

초중고 과학시간에 용액실험 후 발생한 폐수가 과학실에 방치되고 있다.

교육지원청과 교육청이 초중고 과학실에서 모아놓은 폐수를 수거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수거기간이 제각각인데다 사전 공문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일부 학교들은 폐수를 실험실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서울의 K중학교는 관할 남부교육지원청이 격년제로 폐수를 수거하면서 2년에 한 번꼴로 용액실험 폐수를 처리하고 있다. 남부 관내 초중학교들은 폐수가 수거되기 전까지 2년 치 폐수를 과학실에 마냥 두는 실정이다.

K중학교 관계자는 “중학교나 초등학교는 고등학교에 비하면 용액실험이 많지 않아 폐수 양이 적은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적은 양이라도 과산화수소와 같은 산 종류 용액이나 암모니아수 등 염기 용액은 냄새가 심해 인체에 해롭다”고 지적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S고등학교는 지난 8월, 여름방학을 마친 후 과학실에 둔 폐수통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것을 발견하고 처리 방법을 놓고 부산을 떨었다.

S고등학교 관계자는 “폐수통이 부풀어 오르면서 아래쪽이 뚫려 폐수액이 조금 셌는데 발견했을 때는 이미 세어 나온 폐수액이 응고된 상태였다”며 “상단 뚜껑을 열어놓을까 하다가도 폭발할 것 같아서 처리하는 데 고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부교육지원청에서 지난해 7월 폐수를 수거한 뒤로 올해 여름은 그냥 지나갔다”며 “적은 양이라도 폭발 위험에 냄새까지 나는 폐수를 학교에 마냥 둔다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과학실에 후드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일부 학교들은 폐수 냄새로 인한 건강 위협을 호소했다.

서울 Y중학교 S과학교사는 “시약 자체가 인체에 해로운데 실험 후 폐수로 모아진 것이 마냥 방치된다면 과학실에 상주하는 과학실무사의 건강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며 “냄새뿐만 아니라 탄소를 포함하는 유기물과 구리, 철 등 무기물질은 산과 만나면 폭발 위험이 있어 폐수를 분리해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W고등학교 L과학교사는 “폭발 위험이 있는 질산과 아세트산, 크콤산은 분리해서 모으고 과산화수와 구리, 크롬, 철 등 금속물질은 염이나 알코올, 아세톤 등 유기화화물과 분리해서 폭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