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육지원청에서 보다 많은 교사들의 연수 참석을 유도하고자 공문에 ‘의무 참석’을 표기해 참석을 독려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폭탄이 돼 교사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지고 있다. 교사들은 평일 저녁과 토요일 오후까지 시간을 내야 하는 이 연수를 피하고자 서로 불편한 협의를 하고 있다.
경기 B교육지원청은 지난 10일 관내 K중학교를 비롯한 10개교에 ‘창의서술형평가 전문성 신장 직무연수’ 공문을 전달하면서 학교별로 1명의 교사들이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평일 저녁과 토요일 오후에 진행되는 이 직무연수에는 관내 10개의 중학교 교사들이 1명씩 참석할 예정이다.
갑작스럽게 때 아닌 공문이 전달된 학교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학교별로 교사 1명씩 창의서술형평가 연수에 보내야 하는데 누가 총대를 멜 것인지를 놓고 불편한 협의를 해야 할 지경이었던 것.
경기 B중학교 교사는 “평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강의를 듣기 위해 30분 이상 이동하고 토요일 오후까지 시간을 내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연수라도 교사들이 필요해서 수강신청 해야지 강제로 평일 저녁에 참석하게 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문을 받은 학교에서는 의무라는 단어 때문에 이 폭탄을 누구한테 줄까 고심하다가 국어과 수업시수가 적은 교사 둘에게 협의를 하라고 떠넘겼다”며 “누군가는 이 폭탄을 맞아야 하는 상황 때문에 서로가 불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교육지원청은 교사들이 평일 저녁에 연수를 참석하는 어려움을 이해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연수를 자원해서 듣겠다는 교사가 없어 내린 최후의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B교육지원청 L장학사는 “교육과정 개정으로 창의서술형평가가 시작되면서 어떻게 문제를 출제하고 평가해야 하는 지 어려움을 토로하는 교사들이 많다”며 “교사들의 직무 신장을 위해 마련한 연수이고, 평가를 위해서 중요한 연수인데도 불구하고 지난여름방학 때 관내에서 자율적으로 신청한 교사가 한 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교사가 참석하면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교사들을 감안해 학교별로 교사 1명 이상씩 의무적으로 참석하게 하는 것으로 조정했다”며 “무엇보다 평가에 관련된 연수라면 교사로서 적극적으로 참석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창의서술형평가 연수를 기획한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연수가 교사들의 신청에 의해 진행되는 연수임을 분명히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이정임 장학사는 “평가를 위해서 이번 연수는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사들에게 의무적으로 참석하라고 강행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다만 학기 중에 정기고사를 비롯한 시험에서 창의서술형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므로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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