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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책 읽기 전개 후 특정도서 수십 권 쌓여
다양한 도서 구입 못하자 효율성 지적 일어

하나의 책을 여러 학생들이 동시에 읽을 수 있도록 수십 권의 복본을 구입한 학교들이 도서 구입 비효율성 문제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독서토론이나 학습활동 제고를 위해 한 책 읽기가 도입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복본도서 구입 때문에 다양한 도서를 구비하지 못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예산낭비만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대구의 Y초등학교는 지역교육청이 추진하는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에 맞춰 특정도서를 30~40권씩 구입한 결과 교내 복본도서가 100개에 이른다.

Y초등학교 S사서교사는 “같은 책을 학생들이 동시에 읽으면 토론수업이 가능해 그동안 복본도서를 30~40권씩 구입해왔다”며 “이제는 40권씩 되는 복본도서만 100종류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학교는 복본도서 활용에 한계를 겪고 있다. 토요일 1교시마다 학급이 돌아가면서 도서실에서 책을 보며 복본도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지만 학부모들로부터 복본도서를 줄이고 다른 도서를 다양하게 구입하라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S사서교사는 “한정된 예산으로 복본도서만 수십 권씩 구입하다보니 신간도서나 추천도서를 구입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다양한 도서 구입을 위해 복본도서 구입을 5권씩 줄이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충남의 M초등학교는 여러 학생들이 동시에 책을 빌려볼 수 있게 하라는 학교장의 방침에 따라 본복도서를 평균적으로 10권에서 30권 가량 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학교 역시 복본도서 구입이 예산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M초등학교 K학부모사서도우미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Why 혹은 Who 시리즈 도서를 수십 권씩 구입했지만 나중에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인기도서를 보다 많은 학생들이 빨리 읽을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이점이 딱히 없다”고 밝혔다.

복본도서 뒤처리로 곤욕을 치룬 학교도 있다. 최근 바자회 수익금으로 학부모회로부터 기증도서를 받은 경기 D초등학교는 기존에 있는 책과 기증받은 책이 겹치면서 복본도서 처리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D초등학교 S사서교사는 “특정도서가 5권씩 겹치다보니 1~2권을 학생들에게 선물로 주거나 다른 책과 교환하려고 시도했지만 학부모회 기증도서라는 점 때문에 불발됐다”며 “본복도서가 많다는 건 그만큼 도서의 종류가 제한적이라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