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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SAT 개방…영어교육 비대화 우려
美비영리법인만 국내서 대학 설립 가능
지자체 학교급식 지원, ISD 해당 안 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앞두고 교육계는 토플과 SAT 개방으로 영어 사교육시장이 비대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영리법인이라 하더라도 미국 대학과 원격교육기관에서 토플이나 SAT 공인성적을 요구하면 이를 대비하는 영어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외교통상부가 밝힌 한미 자유무역협정문에 따르면 토플, SAT 등 테스팅 분야가 전면 개방된다. 협정문에서 현재유보로 분류된 원격교육 분야의 비학위 성인교육기관의 개방이 이뤄지는 것이다. 때문에 이를 놓고 국내 영어교육이 비대해지는 것을 물론 영어 사교육시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교조 손충모 정책연구국장은 “비영리법인이라 할지라도 미국 대학 분교를 설립해 국내에서 어학과 교양과정으로 학생들을 유치한 뒤 전공은 미국 본부 대학에서 이수케 하는 방식 등이 도입될 수 있다”며 “영어를 중심으로 프리미엄을 누리려는 소수 기득권층의 현상이 강해지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공부하는 비용과 시간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최소한의 잠금장치를 뒀다는 반응이다. 교과부 글로벌협력단 김정원 사무관은 “대학들이 STA를 입시전형으로 사용하는 등 국내 공교육을 훼손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경우 정부가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과부는 이번 한미FTA 비준에 유초중등과 교원양성기관, 로스쿨, 방송통신대학, 의료·보건 관련 고등교육은 미래 규제권 목록에 올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사무관은 “유아초등 및 중등교육, 의료 및 보건 고등교육, 교원양성 고등교육, 법학전문대학원, 원격교육 등은 미래 유보로 분류돼 사실상 개방하지 않는다”며 “이들의 설립 주체가 중앙정부 또는 지자체 등 국가이기 때문에 외국인은 아예 설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미래 유보란 국내에서 추후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상태에서 개방하는 것으로 역진방지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사실상 미개방을 뜻한다.

다만 현재유보에 속한 외국대학 설립 법인은 비영리법인만 가능하다. 국내에서 미국 대학을 설립하려면 교과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비영리법인으로 학교를 설립한 후 다시 교과부 장관의 대학설립 인가를 받아야 한다.

한편 지자체 등 정부의 학교급식의 지원이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에 해당된다는 논란에 대해 외교부 한미FTA이행과 최진원 과장은 “미국 농축수산물을 차별할 경우 미국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ISD 중재절차에 회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한미FTA 정부 조달분야에서 학교급식으로 비롯한 급식 프로그램은 지자체, 중앙정부 등 국가의 지원은 아예 제외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