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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우수 시상 앞두고 학생들 장난 심각
표지 말리고 대출일 잘못 찍혀 ‘서버 불안’

학생들의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서 도입된 독서통장이 수난을 겪고 있다. 연말 독서통장 시상을 노리고 학생들의 장난이 극심해지는 데다 지난해 정보유출로 홍역을 치룬 독서통장이 올해 2학기부터 재가동됐지만 서버가 불안정해 시스템 오류까지 빈번한 상태다.

경기 용인의 S초등학교는 오는 12월 연말 우수 독서통장 시상을 앞두고 학생들이 상을 받기 위해 책을 다 읽지도 않고 독서통장을 찍는 문제 때문에 고민이다. 2학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장난삼아 독서통장을 찍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S초등학교 G사서교사는 “독서통장 포인트를 가지고 연말에 시상을 하는데 이를 노리고 학생들이 책을 읽지도 않고 반납하는 등 장난이 심해지고 있다”며 “학부모가 독후감을 대신 써주는 종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서이력으로 통장을 도입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시행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한 학기에 한번 씩 독서통장 행운권을 추첨하고 연말에 우수 독서통장을 시상을 해온 충남의 N초등학교 일부 학생들이 독서통장 찍기에 급급해하자 올해부터는 연말 우수 시상식만 진행키로 했다.

N초등학교 K사서교사는 “학생들이 점심시간마다 하도 독서통장을 찍으면서 마그네틱이 손상된 통장이 수십 개”라며 “여기에 툭하면 오류 나는 독서통장 시스템도 고충”이라고 말했다.

K사서교사는 “서버가 불안정해서 대출일이나 반납일이 제대로 찍히는 않고 앞표지가 다 밀려서 나오는 등 상세 내역이 밀려 찍힌다”며 “오류 난 독서통장을 다시 수기로 표기하는 뒤처리가 오히려 일이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강원 원주의 M초등학교 L교사는 “2학기부터 독서통장 재가동된다는 공문을 받았지만 9월 내내 오류만 나서 이제는 통장 쓰던 걸 포기했다”며 “그렇다고 독서교육으로 아무것도 안 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독서통장 시스템 오류 건의가 빗발치자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유지, 보수를 맡고 있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부리나케 통합용 독서통장 표준화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교육정보서비스부 안효륜 부장은 “독서통장을 생산하는 업체별로 규격이 달라 프린트할 때마다 내역이 밀려서 찍히는 오류가 나고 있다”며 “내년 4월에는 규격을 맞춘 독서통장 표준화를 공개해 학교가 직접 인쇄소에 주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