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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부적응 학생 품는 ‘마이더스 손’
청주공고 김성기 교사, 20년째 국악 봉사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특성화고등학교 교사가 20년째 학교 안팎에서 국악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해당 교사는 특별히 학교 부적응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끌어안으며 학생들의 답답한 마음을 국악으로 시원하게 뚫어주는 등 멘토를 자처하고 나서 교육계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청주고등학교(교장 봉하원) 김성기 교사. 1987년 전북 부안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한 김 교사는 평소 국악에 관심이 많았다. 우연한 기회에 전북 우도풍물전수관에서 풍물을 익힌 후 인사이동으로 전근을 가는 학교마다 국악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풍물을 가르쳐왔다. 1993년 이후에는 충북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청주공고에서 교사생활을 하며 교내외적으로 풍물 전도사로 명망을 높이고 있다.

20년째 기계를 만지는 손으로 국악을 연주하는 김 교사를 학생들은 소소하지만 뜻 깊은 반응을 보였다. 특히 특성화고교의 구조상 학교부적응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있어 김 교사는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손을 내밀곤 했다.

학교생활을 답답해하던 학생들은 김 교사의 권유에 못 이겨 풍물동아리를 들고, 국악을 접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우리의 가락이 깃든 국악을 접하면서 그동안 자신도 알게 모르게 받았던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했던 것.

특히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던 학생들이 가슴을 뻥 뚫는 매력을 가진 풍물에 매료되면서 김 교사와의 관계가 호전되고, 다시 학교에 정을 붙이기 시작했다. 때로는 스승으로,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인생의 선배로 다가오는 김 교사에게 학생들은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열었다. 덕분에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려 했던 학생들도 김 교사와 국악을 배우면서 무사히 학업을 마치는 결실을 얻었다.

학생들의 학교부적응을 해결하는 데 일조한 국악은 2002년부터 김 교사가 충북교사국악회 ‘소리마루’를 창단하면서 봉사화동으로 확대됐다. 김 교사는 동료 교사들과 함께 국악의 저변확대를 위해 나서면서 전국 영어과 교사 세미나와 한국유아교육학회 세미나, 치코 대학 교류 20주년 기념행사 등에서 초청받아 공연을 선보였다.

또 2007년에 고향 청원군 강외면 상봉2리 청장년회원을 대상으로 국악을 가르치는 모임을 결성, 동아리 회원들끼리 친목을 다지며 틈틈이 연습해 국악동아리 학생들을 초대해 사회복지시설과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 길놀이 등의 공연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청주공고 김성기 교사는 “앞으로도 마음의 소리인 국악의 푸근한 맛을 가르치고 보여주고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