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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방송고 “누가 일요일에 수업하나” 얼굴 붉혀
“이젠 육아․신앙생활로 빠지는 것 용납 안 돼”

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 업무분장을 놓고 교내 교직원들이 얼굴을 붉히고 있다.

올해로 방송통신고 개설 5년차를 맞은 경기 A고등학교는 2012학년도 방송통신고 출석수업과 담임 업무분장을 놓고 교직원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이 학교는 방송통신고를 2008년에 개설한 이후 육아와 신앙생활을 이유로 일요일에 수업을 할 수 없는 교사를 제외한 교사들 중에서 순수하게 자원을 받아 지금까지 7여명의 교사들이 수업을 맡아왔다. 그동안 7명의 교사들은 오전 8시 반에서 오후 4시까지 수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해당 교사들이 일요일마다 개인적인 업무를 볼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4년 넘게 일요일마다 방송통신고 수업과 업무를 맡아온 교사들이 이제는 더 이상 수업을 할 수 없다며 어려움과 부당함을 호소하기 시작한 것.

특히 일요일마다 방송고 수업을 맡았던 교사 일부는 가사일로 시골에 내려가야 하거나 병원을 가야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대신해줄 교사 없이 오로지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는 데서 큰 회의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 그동안 육아와 신앙생활을 이유로 방송통신고 수업을 맡지 않았던 교사들이 앞으로 업무분장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방송통신고 업무를 자처하는 교사가 없어지자 그동안 육아와 신앙생활로 편의를 받은 교사들에게 화살이 돌아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 교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A고등학교 한 교사는 “그동안 방송고 수업을 맡아온 교사들은 스스로 자원한 것이고 그 대가로 수당까지 받았다”면서 “방송고 수업을 맡겠다는 교사가 없다고 해서 여태껏 수업을 맡지 않았던 교사에게 책임을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교사들이 방송고 업무를 꺼리게 된 데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A고등학교 또 다른 교사는 “처음 방송통신고를 개설할 때 학교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며 반대하는 학부모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할 만큼 열의를 보였던 교사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지쳐간 것 갔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 업무를 뒤로 하고 한 달에 2번씩 일요일에 수업하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인데 학교에서는 방송고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들이 있는데 구지 외부강사를 쓸 필요가 있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학교 부설로 세워진 방송통신고 업무를 교내에서 누가 맡을 것인지 놓고 실랑이를 벌일 것이 아니라 먼저 학교 구성원간의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