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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졸업식·체육대회·소풍 등 학교행사 포함
올해 주5일제 수업 시행에 시간 확보마저 난항

교내 창의적 체험활동이 위협받고 있다. 연간 68시간에 이르는 창의적 체험활동 절반이 각종 학교 행사로 채워지는 상황에서 올해 주5일제 수업 시행으로 평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선 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은 총 68시간. 주당 1시간씩 고정해 34시간을 확보하고, 2시간을 가변으로 운영하는 방법으로 68시간 동안 창의적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창의적 체험활동의 절반은 학교 행사의 연장선에 불과하다.

서울 강서구 K초등학교의 지난해 창의적 체험활동 연간 지도계획를 살펴보면 시업식 2시간을 시작으로 학급임원선출, 현장체험학습, 체육대회, 성교육, 안전교육, 안보교육, 봉사활동, 여름 및 겨울방학식, 종업식이 나열돼 있다. 학교 행사로 볼 수 있는 행사를 합한 시간만 총 38시간.

반면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은 정보활동, 1인 1역할 정하기, 세계를 내 가슴에, 나의 꿈, 학습발표회로 총 30시간에 불과하다.

K초등학교 관계자는 “개학식, 종업식, 체육대회, 소풍 등은 그동안 학교가 전통적으로 해오던 행사인데도 여지껏 창의적 체험활동 일부로 진행해왔다”면서 “창의적 체험활동 의미를 되새김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 C중학교의 지난해 창의적 체험활동 계획도 크게 다르지 않다. 1학기 입학식을 창의적 체험활동 2시간 간주하는 것을 비롯 방학식, 학급임원선거, 현장체험, 체육대회 등으로 총 39시간을 학교행사로 채웠다.

문제는 창의적 체험활동 절반이 학교 행사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올해부터 주5일제 수업이 시행된 점이다. 평일 수업시수 증대를 막기 위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방안은 방학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을 줄이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창의적 체험활동 취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참교육학부모회 고유경 실장은 “주5일제 수업 시행으로 창의적 체험활동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반대로 연간수업 시수가 늘어나 일부 학교들은 방학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줄여 평일 수업시간 증대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은 애매한 시간으로 전락하게 돼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