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개학일을 미루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최선책일지도 모른다. 등교 개학은 당연히 불가하며, 9월 신학기제로 전면 개편될 경우 비용과 초등 신입생 대폭 수용 문제 등 작금의 사태보다 두 배 가량의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생각된다.
유은혜 부총리 및 교육부 장관은 “(온라인 수업이)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고, 보완해야할 과제가 많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이 원격수업과 온·오프라인 미래형 수업의 구현, 에듀테크 기술과 산업에서 가장 혁신적으로 발전할 동력을 갖데 될 것”이라고 지난 31일 온라인 개학 관련 브리핑에서 말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감내해야하며, 시행착오 역시 불가피할 줄 안다. 그러나 그간 개학연기를 1주 혹은 2주로 3차에 걸쳐 약속한 개학일에 닥쳐 발표하면서 매번 ‘확정’이고, ‘최종’인 것처럼 그러면서도 또 앞당겨 질 수도 있다고 전달한 정부가 ‘에듀테크 기술과 산업의 동력’이 될 ‘온라인 개학’ 준비에는 만전을 기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러한지 학교 현장을 들여다봐야겠다.
교사들에 의하면 개학을 한 달 이상 미뤄오면서 교사들에게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라는 언질이 한 마디도 없었다고 한다. 정작 수업을 준비해야하는 교사들에게는 갑작스러운 교육부의 발표였다. 그러더니 교사들에게 고작 3일의 시간을 더 주었다.
온라인 수업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학생과 예체능 학교 학생, 다문화 학생 들은 어떠한가. 본지가 취재한 한 교사에 의하면 신입 장애학생에 대한 파악이 아직도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Wee센터 특수교육지원센터와 연계되어 있는 장애학생인데 관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부모 역시 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 손가락을 움직이기 힘든 학생, 글을 읽지 못하거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학생들은 수업에서 제외되어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에 관해 “장애학생은 장애유형을 고려한 원격수업을 하되, 필요한 경우 교사가 가정에 방문해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기를 준비하고 있는 전문학교, 예체능 학생들에 대한 대응도 위와 마찬가지이다. 그저 해당 학교 교사들에게 학생과 학부모, 더불어 예체능 교·강사가 겪고 있는 불편과 불안감을 맡겨 버리고는 일언반구도 없다. 교총 관계자는 “예체능·특성화고는 관련 온라인 콘텐츠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수업일수와 시수를 일반계고 정규 수업과 똑같이 인정하게 되면 과연 공정하게 운영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제대로 환경을 갖춰 놓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은 나머지 학교와 교원들에게만 넘기는 식”이라고 말했다.
맞다, 사상 초유의 사태이고 온라인 수업 경험도 전무하다. 그러나 학교 현장을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않고, 홈페이지만 만들고 스마트 기기만 지원한다고 해서는 온라인 개학이 ‘기술과 산업의 혁신적 동력’은커녕 당장 아이들과 교사에게 짐만 지우는 꼴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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