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입시브로커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입건된 이들 중에는 10년 전 미국 수학능력적성검사(SAT)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논란이 된 유명 강사 제프리 손도 포함됐다.
이날은 수능 D-50이었다. 이 시점에서 이곳저곳에서 입시 비리 및 불공정 사례가 여러 모양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에 상황에서도 입시와 직결되는 사교육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고질적인 교육 문제들 앞에 속수무책인 모습을 보이는 듯 했다.
같은 날, 교육부는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어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후속 특정감사’ 결과를 확정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학종 관련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종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건국대·경희대를 비롯한 6개 대학에 대해 후속 조사를 벌여왔다. 그 결과, 교육부는 이들 대학에 중징계 7건을 포함해 108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기관경고를 포함해 5건을 행정상 조치했다.
한 예로, 건국대에서는 2019학년도 고른기회전형 면접평가에서 한 평가자가 지원자 3명 모두를 ‘부적격’으로 평가했다가 합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다시 한명에게 면접점수를 과다하게 부여하는 등 평가를 번복한 사실이 적발됐다.
학종에서 대학들이 고교 유형에 따라 점수를 달리 주는 것 아니냐는 ‘고교등급제’ 의혹이 제기돼왔지만, 이번에 이런 사실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교육부는 “특정 고교 유형이 우대받을 수 있는 정황을 집중 조사했으나, 고교별 점수 가중치 부여 등 특정 고교 유형을 우대했다고 판단할 명확한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입시 비리입학 뿐 아니라 수능 시 학생들의 부정사례 역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 소속,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능 부정행위 적발현황 및 조치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수능 부정행위로 적발된 건수는 1,173건에 달했다.
유형별로 휴대폰, 스마트기기(스마트워치) 등 전자기기를 소지해 적발된 사례 등이 있었고, 특히 ‘4교시 응시방법 위반’ 사례는 2017학년도에 비해 2019학년도 148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입시를 위해서라면 방법과 질서를 무시하고 부정과 비리를 일삼는 교육계 분위기가 나날이 팽배하고 있다. 이를 그저 비리를 저지르는 이들을 처벌하는 것으로 막을 수 있을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공교육의 역할을 향한 국민의 의심을 ‘오해’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올해 수능 수험생들을 ‘역대 가장 불쌍한 수험생’이라고들 한다. 그들을 더 불쌍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 더 나은 교육으로 어른들을 위한 교육 정책이 아닌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의 성적 뿐 아니라 양심과 가치관까지 책임지는 공교육의 올바른 방향성부터 곧게 세우기를 바란다.
.gif)
.jpg)
.jpg){kind=small}
.jpg)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