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육하는 곳에 왜 대학 교수들이 기웃거리는지 모르겠어요. 여기는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고 기르는 곳이지 학문하는 데가 아니잖아요?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만 가지고 교육을 하다 보니 학교도 힘들고 교사들의 반발을 산 것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곽노현 교육감의 2년은 성공했다고 볼 수 없어요.”
소설가 신경숙의 영원한 스승으로 알려진 최홍이(70, 사진) 서울시교육의원이 지난 16일 제8대 서울시의회 후반기 교육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현직교사 출신으로 3선 교육위원에 오른 최 위원장은 풀뿌리 교육자치 신봉자이면서 동시에 서울교육 포청천이란 별명답게 청탁이 전혀 통하지 않는 강직한 성품으로 유명하다.
신임 최 위원장은 카운터 파트너인 곽 교육감에 대해 "인권과 문예체교육, 혁신학교 등 우리교육에 희망의 씨앗도 뿌렸지만, 대학 강의하듯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추진하다 보니 인사는 정실에 치우치고 서술형 평가확대나 소규모 수학여행과 같은 현실성 떨어지는 정책으로 실망을 안겨줬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교육위원장 임기동안 교육자치 확대와 특혜 없는 교육, 예상집행의 합리성과 투명성확보 등 교육정의를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선 교과부 장관의 특별교부금을 개인 쌈짓돈 쓰듯 하는 관행부터 바로잡겠다고 했다. “특교가 1조 2천억쯤 되는데 이게 장관 맘대로 쓰는 것 같아요. 발목잡는 국회의원들한테는 펑펑 퍼주고 말 안 듣는 교육감들한테는 인색하기 그지 없어요. 장관이 특교 가지고 장난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최 위원장은 또 "교육자치라는 명분에 걸맞게 지역교육청이나 학교단위 자치가 확 돼야 하는데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있다"며 "명실공히 풀뿌리 교육자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 교육위원회 일몰제 폐지와 함께 독립된 상임위원회로의 격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자사고나 특목고를 확 대등 무한경쟁을 부추켜온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제동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교육당국이 이들 학교와 얼마나 유착됐는 지, 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은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지 등도 철저히 따져 보겠다고 말했다.
전교조 등 진보진영 교육시민단체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온 최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재임기간 동안 특정 단체나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도덕률을 엄격히 지켜나겠다고 강조했다.
“제가 전교조 출신이지만 그들의 일반적인 주장에 치우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진보라고 해서 세상을 다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오랜 시간 검증돼 온 보수가 더 아름다울 수 있지 않겠어요? 전교조가 과거처럼 부당한 탄압을 받아서는 안 되겠지만 특혜를 받아서도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최 신임 위원장은 공주교대를 졸업하고 충남 동산초와 서울 용산고, 삼성고 등지에서 교편을 잡다 지난 2002년 교육위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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