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10대 대표 과제'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의 선행사업 격인 '학교공간혁신사업'의 사전기획 용역보고서가 표절 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등 학부모, 시교육청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만 지고 있다.
‘학교공간혁신 사업’은 2025년까지 총 18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공사업이기 때문일까. 여전히 교육수요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업의 공공성을 의심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표절 의혹이 불거진 연구기관은 지난해 교육부 담당직원에게 태블릿 PC와 법인카드를 제공한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드러난 물의를 빚은 기관인 것으로 알러져, 교육부와 교육청이 해당 기관에 공공사업을 계속 수주하는 것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교육당국 측에 해명이 요구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 소속 김병욱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학교공간혁신사업 사전기획 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9~2020년 보고서 58개 중 47%인 27개 보고서에서 이른바 '복붙'(복사+붙이기)이 확인됐다.
학교공간혁신사업은 학교의 특성과 이용자의 요구 등을 반영해 공간을 변화시키는 사업이다. 그런데 각 학교의 특성이 다른데도 사전기획을 수행한 연구기관이 학교를 분석하는 방법이나 공간혁신 솔루션 등에서 똑같은 내용을 보고서에 담은 것이다.
특히 이번에 표절에 가까운 보고서를 제출한 연구기관은 지난해 교육부 담당직원에게 태블릿과 법인카드를 제공했던 곳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지난해 감사를 벌였고, 의혹을 사실로 확인했다.
게다가 이 연구기관은 학교공간혁신사업에서 절반이 넘는 30여개 학교의 사전기획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27개 학교의 보고서를 거의 같은 내용으로 채웠다.
복수의 사전기획을 수행한 다른 연구기관에서는 이 같은 '복붙' 보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기관은 올해도 광주 등에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의 사전기획 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교육부가 올해 하반기에 실시하는 학교시설 관련 정책연구과제 중 하나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공간혁신 사업을 확대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2025년까지 총 18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40년 이상 된 노후 학교 건물을 미래형 교육이 가능한 공간으로 혁신하는 사업으로,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과제에 선정됐다.
학교공간혁신 사업의 목적은 교육 수요자들이 직접 교육 정책 및 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단순 수요자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공간’ 그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를 ‘돈이 되는’ 사업으로 인식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불필요하게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정부는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겠다”는 태도를 개선하고, 속시원하게 사건의 전말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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