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과밀학급 해소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2025학년도까지 현재 학급당 28명 이상인 과밀학급 초·중·고 292교 5,457학급 중, 239교 4,504학급에 대해 학생 과밀문제를 2025년까지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는데, 첫째, 교실전환, 교실증축, 모듈러교사 설치 등의 “학급증설”을 통하여 55교(1,284학급), 둘째, 학생 밀집도 등 지역 여건을 감안한 학교 간 균형적인 “학생배정”을 통하여 86교(1,670학급), 셋째, 저출산·학생수 감소로 98교(1,550학급)이다.
시교육청은 “이번 방안은 지난 조희연 교육감 제2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2025년 미래교육체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학습환경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적어도 첫째 방법인 교실전환, 교실증축, 모듈러교사 설치 등의 “학급증설”은 과밀학급에 대한 정상적인 해소방법으로 보인다. 비록, 모듈러교사에 대해 많은 학부모들이 반대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과밀학급을 해소하려는 적극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두 번째 방법인 학생 밀집도 등 지역 여건을 감안한 학교 간 균형적인 “학생배정”은, 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서울의 2021학년도 초·중·고 전체 학교 학급당 평균 학생수는 23.8명으로 교육부 과밀학급 기준인 28명보다 훨씬 낮다. 서울의 과밀학급은 현재, 강남3구와 목동 등 특정 지역에 학령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지역에 따라 학생 분포 차이가 커서 학생배치의 불균형과 지역별·학교별 편중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지역별 학생균형배분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나? 교육부, 교육청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특정지역밀집을 막기 위해 입학생을 여러 지역에 분산배정하려고 했고, 반대로 학부모들은 특정지역·특정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서 높은 주택가격에도 특정지역으로 이사를 했고, 심지어 그 지역으로 위장전입까지 하면서 특정지역에 학생이 몰려 결과적으로 과밀학급이 생기게 된 것이다.
즉, “균형적인 학생배분”은 그동안 꾸준히 해왔던 정책이지만, 그 정책보다 훨씬 강한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막혀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시교육청은 이 방법으로 1,670학급의 과밀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한다.
물론, 균형적인 학생배분은 과밀학급에 대한 가장 좋은 해결방안이다. 서울시 전체의 학급당 평균학생수를 생각한다면, 굳이 교실이나 학교를 신축하지 않고 학생들이 지역에 고르게 분포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지난 수 십 년간 정부차원에서 해결하려고 했지만 하지 못한 교육의 지역편중을 별다른 정책 없이, “균형적인 학생배분”이라는 말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떤 정책이 발표될지는 모르지만, 과연 쉽게 해결될지 의문이다.
세 번째 방법인 저출산·학생수감소로 인한 과밀학급문제 해소는, 발표하는데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
저출산과 학생수 감소, 나아가서 인구감소는, 과밀학급문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국가적 문제이다. 그런 국가적 문제를 교육청의 과밀학급 해소방안 중 하나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사회적인 문제에 따른 부가적인 현상이다. 인구감소로 과밀학급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그것이 교육청에서 주도한 과밀학급 해소방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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