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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2) 예술가의 생존양상
예술 환경의 변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예술전공자들의 진로와 생존 양상에 대한 고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학평가와 맞물려 예술대학의 위기는 예술전공자들의 진로와 생존 양상에 큰 고충을 야기했다. 예술가로서 예술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도 전에, 학교에서 겪는 위기의 식은 예술 전공 학생들이 졸업 후 진로와 사회활동에 대한 고민을 가중시켰다. 본격 예술시장의 위축, 전공자들의 적체현상, 창작자와 창작물의 양극화 현상은 전통적인 예술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예술전공 학생들에게 미래를 설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청년예술가들이 처한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들을 위한 지원정책들이 제안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가 만든 ‘서울 예술인 희망 플랜’ 중에는 청년예술인들을 위한 새로운 지원정책이 있다.

예술창작에서 예술가들의 생존위기에 이르기까지 예술 환경의 변화는 역으로 예술가들의 생존과 권리에 대한 요구로 이어졌다. 2000년대 이후 생활고에 시달린 젊은 예술가들의 죽음으로 인해 예술인 복지의 중요성이 공론화되었고, 이것이 단지 예술가의 생존을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라 예술가의 창작 권리로 인식의 지평이 확대되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문화체육관광부 ‘새문화정책 준비단’은 2018년 5월 16일에 ‘문화비전2030 사람이 있는 문화’를 발표했는데, 9개의 의제 중에서 문화예술인의 지위와 권리 보장은 예술인의 복지권과 노동권을 확대하는 구체적인 계획들을 담았다. 특히 보수 정부에서 야기된 블랙리스트 사태는 예술가 생존권이 표현의 자유와 창작의 권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알게 해주었고, 최근 미투 운동은 예술의 권력관계가 젠더폭력을 통해 얼마나 위계의 밑바닥에 있는 예술가들의 창작활동과 생존방식을 억압하고, 그리고 정서적 박탈감을 심화시켰는지를 주지시켰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2022년 2월호에 게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