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인 자유학기제 실행을 위해 학교와 지역 사회 연계 협력 강화, 프로그램 매뉴얼 개발 및 보급, 교육과정 개편 등 우선 과제를 해결하고 입시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한국교육개발원(원장 백순근)은 ‘새 정부 교육공약 : 자유학기제 실행방안’을 주제로 제56차 KEDI 교육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자유학기제 시행을 위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로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 협력 강화 ▲프로그램 매뉴얼 개발 및 보급 ▲국·영·수 주지 교과 수업시수 감축 및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수업시수 확대(교육과정 개편) 등이 제시됐다.
이는 최상덕 한국교육개발원 미래교육연구실장의 연구팀에서 교사, 교장, 교육단체 대표 등 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포커스 그룹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B 교장은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5일 정도 직업 체험 시범학교를 운영하려 했는데 실제로 학교에서 실행하려고 보니까 이틀 이상 학생을 받으려는 기업이 없었다”면서 학생을 수용할 기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E 씨는 양질의 프로그램 및 매뉴얼 개발을 주문하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선망하는 직업군 쪽으로 진로교육이 편향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전문가 A 씨는 “국·영·수 같은 기존의 교과 수업시수를 줄이고 학생 중심의 토론수업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늘려 이를 지역학습자원과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구상해야 한다”며 수업 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전체 중학교 교육과정 이수와 관련하여 자유학기제가 어떤 위상을 갖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의 활동을 해야 하는가를 명확히 제시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의 막연한 우려와 학교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것.
또한, “자유학기제를 통해 수업과 평가를 바꾸더라도 이어진 학기에 다시 본래의 주입식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그 파급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평가제도에 대한 혁신을 통해 중학교 전 과정 동안 토론․실습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과제들을 위해 최 실장은 “학교 차원, 시도교육청 차원, 교육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각각의 과제들을 설정하고 세 주체가 파트너십을 형성해 과제들이 서로 연계되어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체계적인 추진 계획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자유학기제 실행을 위한 위 과제들을 단기와 중장기로 구분해 체계적인 로드맵을 작성하고 그에 따라 추진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유학기제를 취지대로 운영하기 위해선 입시 체제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대입을 위해 특목고와 자사고 등에 가기 위한 경쟁이 중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만큼 고입․대입 선발 방식 개선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기획국장은 “의사가 되고 싶은 아이도 건축가가 되고 싶은 아이도 모두 서울대 입학을 위해 공부하는 현실에서 자유학기제를 통해 진정한 자기 꿈을 찾을 수 있겠느냐”며 “초중등 교육이 대입에 예속된 상황에서 자유학기제는 그저 응급조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광호 함께여는교육연구소 소장 역시 “현재와 같은 고교 서열화 체제에서는 오히려 자유학기제 동안에 선행학습 등 사교육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박 당선인이 제시한 공교육정상화촉진법과 연계해 자유학기제가 사교육 수요 증대와 연결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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