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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정책과 안보교육

안재오(교육평론가)

Ⅰ.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지난 12일(2012-12-12) 북한은 기습적으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하였다. 그들의 말을 따르면 이는 평화적인 우주 이용을 위한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탑재한 것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은 핵탄두를 장착하면 곧 장거리 대륙 간 미사일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한국과 주변국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 이는 한국보다는 미국 본토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은 이를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에 상정하여 이를 규탄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의 욕심은 아무도 제지할 수 없는 것 같다. 미국과 일본이 북한에 대해 금융 및 무역의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북한을 비호하는 한 북한의 생존에는 큰 위협이 없다. 북한의 선군정치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계속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18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와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의 북한 정책을 살펴보고 문제점들을 부각시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Ⅱ. 대선 후보들의 대북정책 비교

박근혜는 전통적인 적대적인 대북관에 근거하여 북한의 태도변화를 보아가며 북한을 지원할 의향이 있고 반대로 문재인은 햇볕정책의 계승자로서 북한에 대한 신뢰와 우호를 바탕으로 다시금 남북 간의 평화와 건설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박근혜 정책의 문제는 선(先) 북핵 해결 후 대화한다는 다소 맥 빠진 전략이다. 북한은 결코 무력도발과 미사일 개발, 핵개발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의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도 비난되어져야 한다. 김대중 - 노무현 - 문재인 으로 이어지는 햇볕정책 혹은 대북 포용정책은 이제는 버려야 한다.

1. 노무현의 대북정책

노무현 지지자들은 노무현 집권시절에는 북한이 도발을 하지 않았다면서 햇볕정책의 타당성을 외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왜냐하면 노무현 시절에도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기 때문이다. 단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피격 같은 북한의 남한에 대한 무력도발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드러나는 노무현의 북한 김정일과의 대화 내용을 보면 이는 그가 얼마나 일방적인 사고의 소유자였는지를 보여준다.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 는 취지의 말을 해서 북한의 편을 들어 주었고 그는 또 “내가 온 세계에 ‘왜 다른 나라 핵은 되고 북한 핵은 안 되는지, 왜 북이 핵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다닌다” (문화 12.17일) 노무현의 위와 같은 극히 일방적인 북한 위주의 사고방식이 최근에 밝혀져 국민들의 경악을 사고 있다.

노무현의 사상은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어떤 사람이 국가의 중요 안보정책에 대하여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그는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로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할 위치에 있던 자였다. 이렇게 한국의 이익 보다는 적대적인 위치에 있는 북한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남한의 대통령에게 북한은 군사도발의 면제라는 보상금을 준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같은 대북정책을 한번 더 펼치면 북한은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남한을 이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2. 김대중 - 노무현 논리의 치명적이 오류

과연 노무현의 말처럼 북한이 핵을 보유하건 아니건 그것은 그들의 문제이다. 이를 우리가 비판하는 것은 북한의 주권과 자율권을 부정하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 알아야 할 것은 세계 역사가 보여주는 것은 약육강식이라는 원칙이다. 전쟁에서 패배한 나라는 망하고 승리국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일제의 제국주의 시대에 이런 “정글의 원칙”을 몸소 온 국민이 36년간이나 겪어야 했다. 무턱대고 자주국방, 민족끼리의 단합을 외치는 것은 국제정치적으로 지극히 우려할 만한 일이다. 국제정치의 역학에서 누가 강한지를 빨리 아는 것이 현명하다. 국제 역학에서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인지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주체성과 주권의 사상에서 보면 참으로 비굴한 태도이다. 그러나 이를 하지 못하면 우리는 손해를 보고 더 나아가 주권(제한된 의미의) 마저 빼앗긴다. 우리가 약소국이라는 운명을 잘 알았기에 우리 선조들의 중국과의 관계에서 항상 사대주의(事大主義)라는 태도를 취했다.

한 나라 내에서는 인간이 평등할지 모른다. 그러나 국가 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불평등과 차등이 법칙이다. 이를 무시하고 주체성, 주권 운운하다가는 멸망의 길을 가야 한다. 힘의 우위라는 사상을 떠나서 노무현처럼 김대중처럼 “우리끼리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10.4 남북 공동선언문) 외치는 것은 두 약자들이 자기들 안방에서 하는 단결과시에 불과하다. 또 김대중과 김정일이 합의한 남북공동선언 5개 합의 내용 중의 하나인 “1항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한다” 역시 그 외부세력을 무시한 약자들의 선언문에 불과하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는 남북이 정치적인 어떤 합의를 하더라도 외부 세력의 존재를 고려해야 한다. 더 이상 우리끼리 박수치고 “다 잘된다!” 라고 자족하는 모순을 범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더 이상 남북 연방 같은 소리는 꺼내면 안 된다. 연방을 할 수 있는 역사적인 조건들을 상세히 알아보고 이런 말을 해야 한다. 이념적 대립으로 인해 나라가 분단되어 있다가 재통일된 나라들인 예멘과 독일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이런 자주 통일의 치명적인 논리적 오류에도 불구하고 친북 정권들의 잘 한 것도 있다. 모든 사물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게 마련이다. 이른 경제 협력이라는 키워드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는 북한과의 개성공단 공동 건설, 금강산 관광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후자는 현재 불능의 상태에 빠져 있지만 전자는 몇 차례에 걸친 남북관계의 경색에도 불구하고 진행 중이다.

Ⅲ. 역설적인 협력의 과제

국가 간의 관계는 이상주의가 아니라 철저히 현실주의에 기초해야 한다. 즉 힘의 역학을 십분 고려하지 않고 약소국들이 “우리끼리 뭉치자” 라고 해봐야 결국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북과의 어떤 협력 사업을 시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구 서독이 그랬던 것처럼 동독의 주민 한 명을 서독으로 이주시키면 얼마를 주는 식이나 형편없는 북한의 의료 시설 보충을 위해서 남북 간의 합의하에 병원을 지어주는 식이 좋을 것이다. 북한에 돈을 뿌리기 해야 한다.

문제는 그 돈이 북한의 핵개발이나 미사일 개발에는 쓰일 수 없는 어떤 project를 개발해야 한다.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이나 시설투자 등은 중국이나 미국도 비난하지 못할 것이다. 요는 북한은 앞으로도 그 나라가 존속하는 한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은 계속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선군정치, 군사정치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새누리당과 이명박, 박근혜 식의 경직된 대북 전략을 유지한다면 남북 관계는 계속 냉각될 것이다. 무대책으로 일관한다면 통일의 기회가 주어져도 주도권을 중국이나 미국에 빼앗길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 문재인 방식으로 우리끼리 단결하자 는 식으로 지원했다가는 북한의 선군정치를 더욱 도울 것이다.

요는 북한을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무언가 같이 할 일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국과 중국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그리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과감한 보복이 필요하다. 북한은 먼저 공격했는데 상대방의 반격이 강하여 도리어 자신의 손상이 큰 경우라도 별로 불만을 하지 않는다. 북한 정권의 존립근거는 그들이 계속 남한을 공격한다는 것 그리고 미국에 대해서도 미사일 등으로 공격한다. 할 수 있다고 외치는 것이 유일한 정권의 합리화 명분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찾는 것은 결국 자기 합리화이다. 예전처럼 무력으로 적화통일한다는 생각도 이제는 버린 듯하다. 가상의 적을 설정하고 이를 대항하여 싸운다 하는 것이 빈곤에 주린 민중들에 대한 정치 지도자의 변명이다. 이것이 필자의 북한에 대한 정치심리학적 분석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했던가? 우리는 북한의 실체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는지 모른다. 금강산 관광 사업 같은 것도 북한이 재발방지 확약 같은 것을 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가히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국제적으로 큰 보험회사를 찾아가서 보험에 가입한 뒤 사업을 재개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아니면 미국이나 중국을 보증인으로 세우고 금강산 관광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제는 김대중-노무현 식의 우리끼리 단합하자나 이명박-박근혜의 전제 조건 이행 후 대화 등의 전략을 버릴 때가 되었다.

-이어지는 내용은 교육평론 1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