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주의 개념의 정초를 위하여
안재오
블랙아웃 사태와 원전 마피아
한국의 원자력 발전과 전력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올해 들어 전력예비율이 36%를 넘어 서고 있다고 한다. 전력예비율이 10% 미만 일수는 벌써 2011년 한해 수준을 넘어섰다. 일부 원자력발전소 가동까지 중단돼 여름철 전력수요가 급증하면 대규모 정전사태인 ’블랙아웃’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적인 전력부족 사태의 핵심에는 원전 사고가 있다. 블랙아웃이 되면 병원에 전기가 안 들어간다, 수술이 불가능하다. 공장에서도 정전이 되면 연료가 굳어서 큰 손실을 미칠 수 있다.
한국 발전설비의 3분의 1을 원자력 발전이 맡고 있는데 그 원자력 발전소의 3분의 1이 고장으로 작동이 중지된 상태이다. 거기다가 최근 원자력 발전의 주요부품이 제어 케이블이 작동이 안 되어 고리원전 1호기에서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그 원인은 테스트에 불합격한 부품을 합격한 것으로 위조했기 때문이다. 제어 케이블이 작동이 안 되면 최악의 경우 노심이 녹아 내릴 수도 있다고 한다.
원전비리는 벌써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미 그 마각(馬脚)이 드러났지만 그 때 제대로 치유를 하지 못하고 다음 정부까지 이어져 이제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국가적인 위기 사태까지 발전이 되었다. 그런 이면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을 둘러싼 관련업체와 기관들이 집단적으로 부패했었기 때문이다. 결국 끼리끼리 해먹는 집단이기주의의 곰팡이가 국민 의식을 마비시킨 것이다. 한겨레 신문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 원자력 관련 박사 학교별 배출 현황 >
(…) 눈여겨 볼 부분은 매년 40%의 박사를 배출하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이다. 원전 운영과 감시를 맡는 주요 기관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을 감시하는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인 강창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은철 현 위원장은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이들이 소속된 원자력학회의 경우, 2000년 이후 10명의 학회장 가운데 8명이 서울대를 나왔다. 신임 원자력학회장을 맡은 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장도 마찬가지다. 원자핵공학과 출신은 아니지만, 지난해 고리원전 1호기 정전 은폐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원전의 안전검사를 담당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박윤원 원장도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
국내 원자력 학계의 ‘공생관계’에 대해 비판을 지속해온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는 “서울대 출신 선후배가 이끄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고, 이들이 원자력 정책을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국내 원전 카르텔 구조가 원전 중심 정책(관료), 연구비와 이해관계가 얽힌 원자력 전공자들(학계), 한수원 퇴직 뒤 협력업체에 재취업하는 퇴직자들과 원전 건설업체들(자본)로 구성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서울대 출신 원자력 학자들이 속해 있는 ‘한국원자력산업회의’라는 법인엔 두산중공업과 현대건설 등 원전 확대와 이해관계가 맞는 대기업들도 소속돼 있다. (한겨레 2013.06.04)
집단이기주의를 부르는 학벌사회
학연과 학벌로 매개된 부정, 비리사건은 비단 위에서 언급한 원자력 비리사건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조직적인 거대 범죄들은 서울대와 연결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가령 한나라당 시절 발생한 소위 차떼기 사건 역시 서울대 공대 인맥을 통해서 일어난 더러운 정치-경제 결합형사건이었다. 이번 원전비리의 경우 그 역사와 조직이 국가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규모가 커서 과연 박근혜 정부가 이를 다 해결 할 수 있을지 하는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원전 마피아의 비리를 지속적으로 폭로해왔기 때문이다.
한국형 원전 개발 책임자 이병령 박사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한수원이 잘못한 행위를 제목만 말씀드리자면, 한국형 원전의 중국 수출을 방해했다/미국에 원전 역수출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통령에 '불가능하다'고 허위보고를 했다/웨스팅하우스와 유리한 계약을 해지하고 불리한 계약을 다시 맺었다. [JTBC] 입력 2013-06-10
원전 마피아들은 자신들의 집단적 이익을 위해서 국익도 쉽게 버릴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원전 마피아들의 비리를 발본색원해 주기를 바라면서 필자는 학벌주의의 개념을 정립하고 그 다양한 부작용 및 대책을 알아보려고 한다.
- 이어지는 내용은 교육평론 8월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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